1974년 개설된 대구보건대 보건행정학과는 사람으로 치면 만 49세의 중년이다. 일단 보건행정학과에서 뭘 배우느냐 묻는다면 학과 이름이 곧 커리큘럼이라 무조건반사 형태로 답할 수 있다. 보건행정의 전반적인 분야를 배우는 건 물론이고 보건의료정보, 즉 의무기록 관리에 관한 전문지식을 배운다. 세부적으로는 ▷보건의료정보관리 ▷건강보험수납‧청구‧심사 ▷병원안내 ▷보건교육 ▷병원행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선수'를 양성하는 게 학과의 존재 이유다.
1974년 개설됐으니 사람으로 치면 93학번쯤 된다. 그쯤이면 우리 사회의 중간관리자로 활발히 움직이는 나이대다. 대구경북 최초의 보건행정 전공 학과다 보니 올해까지 3천86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반세기 역사의 학과 이력을 자랑한다는 건 '탄탄한 동문 네트워크'로 치환될 수 있다. 재학생 취업 추천과 진로 향방에 있어서 '노송의 음덕'처럼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최근 3년간 학과 취업률이 70%를 상회한다는 게 음덕의 증거다.
◆동문 네트워크는 거들 뿐… 탄력성 있는 학과 교육과정
3천860명의 동문들은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다.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대의가 붙으면 의료기관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공공기관, 보험회사 등에도 일찌감치 뿌리내렸다. 이런 곳에도 보건행정학과 출신들이 진출했나 싶은 곳에도 자연스럽게 가 있다. 환경부, 검역소, 교육청에서도 대구보건대 출신 동문들을 만날 수 있다. 실로 다양한 분야다.

여러 분야로 동문들이 뻗어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탄력적으로 시대의 흐름에 대응한 학과 교육과정이 있다. 대구보건대는 기존 교육과정을 잠시도 가만 두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하는 게 태생적 임무라는 듯 바꾸는 데 적극적이다. 대구보건대는 이를 '순환형 자율개선방식'이라 부른다. 전공 관련 기업체와 기관은 물론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수렴해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학협력 간담회의 정기적 개최도 학과 경쟁력의 중심축이다.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 최근 들어 필요해진 업무, 신입사원에게 요구되는 역할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재학생들이 졸업 후 현장 실무 적응 시간을 줄이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노력은 합격률로 입증된다. 지난해 있은 제39회 보건의료정보관리사 국가고시에서 대구보건대의 합격률은 83.3%였다. 전국 평균 합격률이 55.2%였으니 '압도'라는 말을 써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제13회 보건교육사 3급 국가고시 합격률도 80%였다. 전국 평균 합격률(71%)보다 높았음은 물론이다.
◆길은 열려있다. '어디로 가려하느냐'는 의지에 달렸을 뿐
여러 길이 열려있다. '어디로 가려는지에 따라 결과가 다를 뿐'이라는 게 대구보건대의 자신감이다. 이 부분은 대구보건대의 자랑인 '평생지도교수제'의 역할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평생지도교수제는 학과 교수진들이 학생들의 대학생활부터 진로 설정, 취업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애초에 공무원을 직업으로 염두에 두고 입학한 학생이 있다면 그 방향에 맞게끔 집중적으로 지도하는 것이다.
대구보건대는 지난해 지방공무원 공개경쟁임용시험과 일반군무원 채용시험에서도 4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일반군무원 채용시험 의무기록 9급에 합격한 기나윤 씨는 "재학시절 학과에서 제공한 온라인 강의를 듣고 매달 모의고사를 풀며 부족한 과목이나 미흡한 부분을 점검해 시험 유형을 파악했다. 교수님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 덕분에 좋은 결실을 거뒀다"고 했다.
현장감을 익히는 건 역사가 증명하는, 준비된 자들의 길이다. 재학생들의 임상현장실습은 대구보건대의 노하우 중 하나다. 일산차병원, 경북대병원, 파티마병원, 강릉아산병원, 포항세명기독병원 등 전국 50여 곳의 우수 협약기관을 확보하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현장실습이라면 경상도 사투리로 '칼끼없다'. 보건의료 영역의 독보적인 학교를 자부하는 이유인 대구보건대학병원도 있으니 말이다.
아울러 2021년부터는 전공심화과정(4년제 학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사학위 전공심화 과정을 통해 대학원으로 직행할 수 있는 길도 제도적으로 열어둔 것이다. 권용현 학과장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발맞춰 빅데이터와 보건의료정보를 분석하고 응용하는 선진화된 교육 커리큘럼을 개편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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