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애인도 공연 무대 가까이서 보고 싶어요…" 대구 공연장 내 장애인 최적 관람석 설치 조례 제정

지난달 31일 정일균 대구시의원 발의 조례안 통과
장애인 등을 위한 최적 관람환경 조성해야
대구 시립·구립 공연장 장애인석, 무대 뒤쪽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장애인석. 심헌재 기자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장애인석. 심헌재 기자
정일균 대구시의원
정일균 대구시의원

최근 장애인도 공연장 내 관람하기 좋은 곳에 설치된 관람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조례가 제정되면서 '장애인 최적관람석' 설치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대구시의회 제302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정일균 대구시의원이 발의한 '대구시 장애인 등의 최적 관람석 설치‧운영 조례안'이 통과됐다.

이 조례안은 대구시가 관리·운영하는 공연장과 관람장 등에 장애인 등을 위한 최적의 관람환경을 조성하는 게 주요 골자로 최적 관람석 설치 기준, 이동‧편리를 위한 편의시설 확충, 장애인 보호자의 관람석 인근 배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연장이나 관람장 등은 장애인 관람석을 전체 관람석 수의 1% 이상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유사시 피난 및 대피 용이성 등이 우선시되면서 대부분의 장애인석이 공연장 가장 뒷자리에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구시립 공연장과 8개 구‧군의 공연장 11곳 중 9곳이 장애인 휠체어석을 좌석 맨 뒤쪽에 마련해놨다. 장애인 관람석이 앞쪽에 설치한 곳도 있지만, 이마저도 모두 무대 양쪽 벽면에 마련해놨다. 이런 탓에 장애인 관람객이 일반 좌석을 원할 경우 공연 관계자나 보호자가 관람객을 일반 좌석으로 직접 옮겨야 한다.

장애인 단체들은 공연장 좌석 선택폭이 너무 좁다며 최적 관람석 설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민호 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활동가는 "무대 뒤쪽에 휠체어좌석이 있다보니 무대가 너무 멀고 앞 기둥에 시야가 가릴 때도 많다. 또한 공연장 통로가 대부분 계단이라 일반 관람석으로 이동하려 해도 1, 2명의 지원 인력이 없으면 무거운 전동 휠체어 등을 옮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미 지어진 공연장의 경우 최적관람석 설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비상상황을 고려했을 때 출입문과 가까운 쪽에 장애인 관람석을 둘 수밖에 없을 뿐더러 최적 관람석을 설치하려면 공연장 자체를 리모델링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대구의 한 구립 공연장 관계자는 "무대와 가까운 앞자리는 경사가 져 있기 때문에 휠체어석을 만들기가 힘들다. 안전을 위해 평평한 곳에다 장애인석을 설치할 수밖에 없다"며 "휠체어가 보통 좌석보다 높기 때문에 장애인석이 앞쪽에 있으면 비장애인 관람이 힘들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 시의원은 "다른 시·도는 이미 관련 조례를 만들어 장애인 최적 관람석 설치 및 표기를 명시했지만, 대구는 그동안 관련 조례가 미비했다"며 "해당 조례를 통해 앞으로 지어질 공연장에는 장애인 최적 관람석 설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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