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환자 의료정보를 1~3차 의료기관이 공유하고 진료하는 '스마트 협진 시스템'(가칭)을 도입한다. 서울, 대구 등으로의 원정 치료가 크게 줄어 환자 진료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관도 치료 목표 일정을 조기 달성했을 때 인센티브를 받는 등 혜택이 주어진다.
2일 경북도는 올 연말까지 서울대학교, 네이버와 함께 '스마트 협진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협진 시스템은 기존 행위 중심(진료·검사·치료 1건 당 비용 산정)이던 의료 수가 체계 무게중심을 환자 개개인 치료 중심으로 옮기는 데 중점을 둔다.
미국 의료재정 지출 절감을 이끈 책임의료조직(ACO)을 참고한 것으로, 통합의료전달체계 내에서 의료비를 줄이는 동시에 의료서비스 질 개선을 달성하는 의료협진 팀에 성과급을 지급하는 의료개혁 모형이다.
기존 국내 의료체계에서는 여러 가지 병을 앓는 노인 환자 1명을 치료할 때 서로 다른 의과·등급별 병원 간 정보 공유에 한계가 있어 각 병원이 환자 개개인 특성에 맞춘 진료를 할 수 없었다.
특히 광역도의 시군 지역이나 도서지역 등 의료취약지 환자는 집 주변 1차 병원(단과 병·의원 등)조차 부족, 원정 진료·치료를 받으러 대도시까지 이동해야 했다.
경북도 협진 구상안에 따르면 환자는 가까운 병원에서 원격으로 상급병원의 진료 서비스를 받고, 가정이나 1차 병원에서 웨어러블 기기·원격 의료기기로 생체신호를 측정해 원격으로 병원에 공유한다. 어려운 검사·수술 등이 필요할 때만 2, 3차 병원을 찾으면 된다. 또 의료기관들은 질환별 목표기간에 맞춰 협진하다가, 목표보다 일찍 환자 회복을 이끌어내면 정부(중앙 또는 지방)로부터 인센티브를 받는다.
서울대병원은 병원별 협진 방안을, 네이버는 환자 진료 데이터의 공유 체계를 마련한다.
이에 따라 지역 내 1~3차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지역 데이터 전문업체와 대학이 동참하는 시범사업을 연말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나아가 관련 산업과 전문가를 양성하고 국책사업화까지 하려는 목표다.
참여 기관들은 각급 의료기관의 주 수입원인 행위별 수가가 줄어드는 점, '유명 병원 협진팀 독과점'이 나타날 수 있는 점, 환자 개인정보가 해킹에 유출될 수 있는 점에 대해서도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중증 질환을 앓는 지방민이 수도권 3차 병원의 바쁜 의사를 고작 3분 만나는 데 교통비와 시간 낭비가 어마어마하다. 모든 국민이 스마트 협진 시스템 혜택을 받는다면 예방적 진료를 통해 개인과 국가의 각종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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