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尹 밑에서 잔뜩 누려 놓고 인제 와서 “창피, 치욕” 운운하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가벼운 입'이 끝이 없다. "(남은) 미래가 짧은 분들이 왜 똑같이 1대 1 표 대결을 하느냐"며 노인을 비하한 데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고액 연봉의 공직을 지낸 것이 창피하고 치욕적이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사리 판단 능력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기회주의적 행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1일 '인천 시민과의 대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윤석열'로 지칭하며 "윤석열 밑에서 통치받는 게 창피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과정이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금감원 부원장 3년 임기를 꽉 채우고 퇴임했다. 그중 약 1년은 윤 정부 집권 기간과 겹친다.

윤 정부에서 금감원 부원장으로 재직한 게 그렇게 치욕스러웠다면 그것은 김 위원장이 자초한 것이다. 윤 정부 출범과 함께 그 자리를 내놓았다면 그런 치욕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윤 정부에서 1년간 그 자리를 고수했다. 왜 그랬을까?

금감원 부원장의 고액 연봉을 포기할 수 없어서인가?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비판처럼 "연봉 3억 원 자리를 끝까지 사수하며 누릴 것은 다 누리고 구질구질하게 버티면서 임기를 다 채워" 놓고 인제 와서 치욕스러웠다고 하는 것은 '전력'(前歷)을 세탁해 골수 지지층의 인기를 얻으려는, 영락없는 기회주의적 태도다.

정작 창피하고 치욕스러운 것은 김 위원장의 화법대로라면 '문재인' 정권 때 고통받은 국민이다. '문재인'은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라며 "중국몽을 따르겠다"고 했다. 북한 김여정 등이 '삶은 소대가리' '겁 먹은 개' '특등 머저리'라고 조롱해도 아무 말도 못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하지도 못했다. 중국에 '사드 3불(不)과 1한(限)'을 '약속'해 안보 주권을 포기하고도 단순한 입장 표명일 뿐이라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 이런 것을 창피하고 치욕스러워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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