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과 전망] 수재민 달랜 이철우 지사의 말

배성훈 경북본사장
배성훈 경북본사장

"이제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 텐트를 이용한 불편한 이재민 대책보다는 비용이 들더라도 이재민을 호텔이나, 호텔이 없는 지역에서는 여관·모텔로 모시는 등 선진국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달 극한호우로 수해가 난 영주, 봉화, 청송 등 경북 북부 지역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참혹한 현장이었다. 밤새 가족과 집을 잃은 상처투성이 수재민들에게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말은 진정성으로 다가왔다. 언론들도 "지자체장으로서 수재민을 대하는 마땅한 자세"라며 경북도의 정책적 배려심을 칭찬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 지사의 말에는 수재민을 가족처럼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녹아 있다. 경북은 노인 인구가 유난히 많은 곳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수재민 대다수도 노인들이었다. 2018년 경북도지사 출마를 앞두고 펴낸 '변해야 산다'는 책에서도 이 지사의 수재민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드러난다. '수재민들을 볼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 같은 생각이 들어 더 열심히 복구작업을 펼쳤고, 다시는 제2, 제3의 물난리가 나지 않도록 항구적인 수해 대책을 세워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 지사는 여린 감성에 눈물이 많은 사람이다. 수재민의 슬픈 얘기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의 공감 능력은 수재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차후 대책을 세우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누군가의 강연이나 연설을 들을 때 진심이 느껴지면 어쩐지 뭉클해진다. 이 지사는 달변가는 아니다. 하지만 그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 있다. 그 나름의 시각과 관점, 해석이 돋보이며 핵심을 꿰뚫는 예리한 발언으로 주목받는다. 이번 수재에서도 "공직자는 '무한 서비스 조직'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국민을 대접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이 주인인 시대를 맞아 국민을 귀하게 여기고, 국민이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이다.

이 지사의 말에는 따뜻함뿐만 아니라 메시지가 들어 있다. 정치 입문 전 국정원 근무 시절 히트시킨 "출근하지 마라. 답은 현장에 있다"가 유명하다. 공직자로서 문제 해결은 사무실, 책상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현장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국정원, 부지사, 국회의원, 도지사까지 그의 공직 전반에 걸친 화두이다.

"뒷산에 소나무 하나 옮기는 것도 중앙정부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말은 지방시대를 앞당기는 촌철살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앙정부의 사무를 지자체로 이양하려는 시도는 계속되었지만 번번이 용두사미에 그친 상황을 빗대어 표현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행복한 고졸 청년 성공시대"는 수도권 집중으로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은 대한민국을 바로잡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지방에서도 기회가 넘쳐 나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사람이 모여든다. 그는 경쟁보다는 다양한 가치가 살아 숨 쉴 수 있어야 국민행복시대를 열 수 있다고 말한다.

"경북을 아시아의 작은 미국으로"는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강력한 메시지다. 대한민국은 단일민족국가가 아닌 다문화국가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 있다. 외국인들을 따뜻하고 차별 없이 대우하고, 모범적인 외국인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미이다.

누군가의 말에 마음이 짠해진다면 그건 진정성을 느껴서다. 말 한마디로 듣는 사람 모두를 마음 따뜻하게 만드는 것, 국민을 배려하는 말하기는 아름답다. "약속은 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내가 정치를 하는 동안 확실히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는 이 지사의 말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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