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본집, 각본집으로 영화·드라마 즐기는 20대…"굿즈로 소장할래요"

국립중앙도서관 희곡 대출 분석
희곡 전체 대출 비중 中 30%가 20대
영화 헤어질 결심,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인기

3일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3일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문학 부문 중 '희곡' 도서 대출량은 13만6천969건으로, 이중 20대의 대출 비중이 31.8%으로 가장 높았다. 도서관 정보나루 제공

최근 1년간 영화나 드라마의 대본집이 20대에게 큰 사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본집이나 영화, 드라마의 원작 도서를 '굿즈'(goods)처럼 소장하려는 20대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국립중앙도서관의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문학 부문 중 '희곡' 도서 대출량은 13만6천969건으로, 이중 20대의 대출 비중이 31.8%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전년 같은 기간(2021년 7월~2022년 6월) 대비 20대의 희곡 대출 비율은 9.6% 상승했다.

20대에게 가장 사랑받은 희곡 분야 도서는 박찬욱 감독과 정서경 작가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었다. 해당 각본집에는 명대사와 더불어 영화에서 삭제된 장면들까지 담기면서 지난해 yes24의 종합 베스트셀러 19위에 오르기도 했다.

뒤를 이어 2019년에 개봉한 김보라작가의 영화 '벌새'의 대본집,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그 해 우리는' 대본집도 희곡 대출 상위도서에 올랐다.

서양 고전 부문에서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등의 대출율이 높았다.

드라마 그 해 우리는 대본집. 교보문고
드라마 그 해 우리는 대본집. 교보문고
영화 벌새 시나리오집. 교보문고
영화 벌새 시나리오집. 교보문고

대본집 열풍은 영화나 드라마 n차 관람 열풍이 일면서 미처 화면 속에서 발견하거나 느끼지 못한 연결 서사 찾기 등을 통해 여운을 즐기려는 문화에서 비롯됐다. 또는 일명 '최애(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영화'에 대한 소장욕구도 영향을 끼쳤다.

드라마 <비밀의 숲> 대본집을 구매한 A(28) 씨는 "'비밀의 숲' 드라마를 무척 좋아해 이미 3번 정주행을 완료하니 다수의 장면이 머릿 속에 남았다. 그렇지만 영상을 통해 잡아낼 수 없는 작가의 의도 등이 있다고 생각해 대본집을 구매했다"며 "스쳐지나간 장면이라도 활자로 보니 또다른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 마치 새로운 작품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대본집을 구매한 B(29) 씨도 "우리들의 블루스는 내 최애 드라마다. 여운이 커서 드라마 자체를 소장하고 싶었다"며 "이미 수차례 본 드라마지만 다시 음미한다는 생각에 대본집을 읽었다"고 했다.

한편 비문학 대출 동향 부문에서는 그래픽 디자인, 도안, 포스터 주제 분야에 대한 20대의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 디자인 도서의 전체 대출 중 36.7%를 20대가 차지했다. 대출 상위도서는 ▷오자와 하야토의 '디자인 이렇게 하면 되나요? ▷김소희의 '카카오톡 이모티콘 만들기' ▷이상인의 '디자이너의 생각법' 등이다.

20대의 전자책, 오디오북 이용도 증가 추세다. 2021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의 전자책, 오디오북 독서율은 2019년 조사대비 각각 29.4%, 84.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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