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역·왕십리역·모란역 살인 예고글 작성자 잇따라 검거 `셋 다 20대男`

의정부역·왕십리역·모란역 살인 예고글 작성자 잇따라 검거 "셋 다 20대男"

황희진 기자 hhj@imaeil.com

매일신문 입력 2023-08-04 18:48:48 수정 2023-08-04 20: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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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인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분당에서 23세 남성이 '묻지마 칼부림' 사건을 벌인 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 대중교통시설 등 다중밀집시설 대상 살인 예고 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서울 성동구 왕십리역·경기 성남시 모란역을 살인 범행 장소로 지목했던 글 작성자들이 4일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우선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협박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글을 올린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시 57분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국내야구 갤러리(주제별 커뮤니티)에 "내일 모레 의정부역 기대해라 XX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황이다.

8월 6일을 범행일로 가리킨 이 글과 관련, 이날 오전 4시쯤 112 신고가 접수됐고, 이에 경찰이 신원을 파악,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A씨를 검거했다.

▶이어 이날(4일) 낮 12시 4분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당일 오후 4시 왕십리역을 지목, "다 죽여버린다. 더이상 살고 싶지 않다.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던 20대 남성 B씨도 이날 오후 5시 50분쯤 서울 강서구 자택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애초 경기북부경찰청이 신고를 접수, 이를 이첩받은 서울 성동경찰서가 B씨를 붙잡은 것이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B씨는 장난성 글을 올린 것이라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모란역에서 살인을 저지르겠다는 글을 적었던 작성자도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상황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해당 글을 쓴 20대 남성 C씨를 이날 오후 4시 45분쯤 검거했다고 밝혔다.

C씨는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지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모란역 오늘 (오후)7시 2명 죽이겠습니다"라는 댓글을 적은 혐의를 받는다. 글을 쓰고 2시간여 만에 경찰에 붙잡힌 것. C씨도 B씨와 마찬가지로 장난 삼아 댓글을 남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글을 올린 디시인사이드(약칭 '디시' 또는 '디씨')는 최근 살인 예고글이 가장 많이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이다. 앞서 신림역 칼부림 사건 발생 후에도 "신림역에서 한녀(한국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살인 예고글이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와 작성자가 붙잡혀 구속되기도 했다.

B씨가 글을 적은 에브리타임(약칭 '에타')은 대부분 20대인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이다.

이들 사례의 경우 게시판에 '글' 형태로 올라와 신고 및 경찰 검거가 이어졌는데, C씨 사례처럼 페이스북 게시물에 달린 짧은 '댓글'에 대해서도 그 내용을 따져 경찰의 추적이 이어진 것이다.

경찰은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 살인 예고글을 적발하고 있다.

이어 글 작성자에 대해 대체로 협박 혐의를 적용하는데, 법상 협박죄를 저지르면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처럼 3명의 살인 예고글 작성자가 붙잡혔지만, 아직 검거하지 못한 사례가 더 많은 상황이다.

서현역 사건 발생 후 온라인에는 모방 범죄 맥락에서 이날(4일)부터 8일까지 범행 시점을 예고한 살인 예고글이 대거 올라왔다. 게시 직후 삭제한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