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장남인 훈 마넷이 7일 차기 총리로 공식 지명됐다.
38년간 캄보디아를 철권통치해온 훈센 총리가 장남인 훈마넷에게 권력을 넘기면서 캄보디아에 사실상 '훈센 왕조' 시대가 열린 셈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은 훈센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날 훈 마넷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훈 마넷은 오늘 22일로 예정된 국회 신임 투표를 거쳐 총리로 취임하게 된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훈마넷은 올해 45살로 캄보디아인민당(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으며, 이번 총선에서 프놈펜의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1999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뉴욕대와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각각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훈센 총리는 지난 2021년 훈마넷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하고 후계자 수업을 시켜왔다. 특히 지난달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뒤 훈마넷에게 총리직을 물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훈센은 1985년 총리에 취임하고 나서 38년간 캄보디아를 이끌어왔다. 총리 자리는 아들에게 넘겨주지만, 훈센은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집권당 대표·국회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퇴임 후 국왕 최고 자문위원장을 맡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훈센왕조'의 탄생으로동남아 민주주의가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훈센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최대 정적인 삼랭시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의 공직 출마를 25년간 금지했다. 또 반대파인 촛불당(CP)의 총선 참여 자격도 박탈하는 등 권력 세습 작업을 해왔다.
지난달 총선에서 여당인 CPP는 전체 125석 중 120석을 차지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BBC도 "선거라기보단 대관식에 가까웠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웃나라인 태국은 군부 개입으로 총리 선출이 미뤄지고 있다. 개혁을 앞세워 총선에서 승리한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가 프아타이당 등과 연립 정부 설립을 내걸고 단독 총리 후보로 나섰으나,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들이 반대하며 무산된 탓이다.
피타 대표가 정부 구성권을 프아타이당에 넘기고, 프아타이당이 군부와 손을 잡을 움직임을 보이면서 전진당 지지자들의 반대 시위가 격렬해지는 등 태국 정국은 혼란에 접어든 상태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지난 2021년 쿠데타와 함께 선포한 국가비상사태를 또다시 연장하면서 총선을 치른다고 해도 군부가 새로운 선거법을 통해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등을 해산한 상태여서 공정한 선거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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