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대구역 흉기소지범 "누군가 죽이려 들었다"… "특수협박·살인예비 혐의"(종합)

7일 오후 3시 52분쯤 동대구역 광장에서 흉기 소지하고 있다가 검거
A씨 '경찰이 살인하라고 조종함'이라고 적힌 메모장 소유
경찰 "특수협박과 살인예비 혐의 적용해 구속영장 신청 예정"

피의자 A씨가 지니고 있던 메모장. 파란 글씨로
피의자 A씨가 지니고 있던 메모장. 파란 글씨로 '경찰이 살인하라고 조종함'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경찰은 A씨가 진술 과정에서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바탕으로 정신질환 이력을 살펴본 결과 정신과 치료 사실이 일부 확인됐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 제공

동대구역에서 살인을 암시하는 듯한 메모와 흉기를 소지해 붙잡힌 30대 남성에게 경찰이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지난 7일 오후 3시 52분쯤 동대구역에 흉기를 들고 나타난 A씨를 상대로 특수협박,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날 검거된 이후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흉기를 가지고 동대구역에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상하의 검은색 운동복을 입은 A씨가 흉기를 소지하고 동대구역을 배회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가방 안에는 흉기 한 점과 종이에 싸인 커터칼 칼날이 발견됐다. A씨의 소지품 중에는 살인을 암시하는 듯한 메모도 있었다. 메모에는 '경찰이 살인하라고 조종함' 등의 내용이 쓰였다.

범행 당시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으며 마약 검사 결과도 음성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에 별도로 작성한 범행 예고글도 아직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진술 과정에서 '누군가 자신을 조종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있어 정신질환 이력을 확인한 결과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사실이 일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동대구역 광장에서는 다중밀집지역에서 발생하는 묻지마 흉기 난동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경찰‧소방 합동 훈련도 진행됐다. '백화점과 동대구역 광장 일대에 남성 1명이 흉기를 소지하고 다닌다'는 상황을 설정해 범인 검거와 부상자 응급조치 등을 훈련했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테러 예고 장소와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웹서비스 업체 '공일랩(01ab)'이 만든 '테러리스'(terroless) 사이트에는 장소와 시간 외에도 테러 작성자가 남긴 예고 게시물, 관련 기사 등이 제공된다. 위치 정보를 제공하면 사용자 인근에 있는 테러 예고 장소를 확인할 수 있고 피의자 검거 여부와 살인 예고 진위도 확인할 수 있다.

테러 예고글이 올라왔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와 대구국제공항, 흉기를 소지한 30대 남성이 검거된 동대구역도 테러리스 홈페이지에 표시됐다. 서비스가 도입된 지 하루 만인 지난 7일 기준 5만여명이 해당 사이트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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