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어린이들마저 정략의 도구로 이용하는 막장에 이르렀다. 민주당은 8일 이재명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핵 오염수 불법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를 열었다. 실패로 끝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선동의 불씨를 되살려 보려고 어린이들을 끌어들인 것이다. 정략을 위해서는 못 할 것이 없는 그 무지막지함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간담회에는 취학 전인 6세부터 저학년인 8세를 포함해 7명이 참석했는데 모두 10세 이하였다. 민주당은 이 어린이들을 '활동가'라고 소개했다. 이들의 발언이 상당한 권위가 있는 것처럼 보이려는, 얄팍하기 짝이 없는 '정치적 화장(化粧)'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간담회에서 어린이들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활동가'를 대표해 발언한 8세 어린이는 "내가 제일 싫은 건 우리나라 대통령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찬성했다는 것" "우리나라도 위험한 핵 발전을 멈추자. 핵 발전소보다 더 무서운 말을 써야 한다"고 했다. 청소년을 대표해 발언한 고교생은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에 나라를 갖다 바치려 하는가"라고 분개하기도 했다. 누구에게 들은 지식이나 정보로 이런 소리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민주당이 어른이자 어린이의 보호자로서 어린이가 편견 없이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최소한의 책임감만 있다면 이런 '이벤트'는 기획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미래 세대 활동가의 말씀 잘 들었다" "총력 단결해서 대책을 강구하고 저지할 때가 된 것 같다"며 맞장구를 쳤다. 각본에 따라 어린이들이 '선창'하도록 하고 민주당이 추임새를 넣은 것이다.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 반대 주장을 한 번도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그래 놓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깡통'이라고 부정했다. 이런 억지가 안 통하니 어린이를 동원해 '감성팔이'에 나선 것이다. 정치 집단이 어떻게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생생히 보여주는 희극이자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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