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세계적인 휴양지인 하와이 제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열대 섬의 인기 관광명소가 잿더미로 변했다.
또 지금까지 최소 6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카운티는 이날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긴급 알림과 보도자료를 내고 "전날 밤과 이날 새벽 마우이섬에서 신고된 산불이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위험 지대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불은 마우이섬 유명 관광지인 라하이나 일부를 비롯해 주거단지가 밀집한 쿨라와 키헤이 등지를 덮쳤다.
한밤중 갑작스러운 '화마의 공격'에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하며 큰 혼란이 빚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라하이나 타운의 시장인 리처드 비센 주니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6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들은 호놀룰루 등 인근 지역의 병원으로 이송됐다.
일부 마우이 주민은 강한 화염을 피하고자 바다에 뛰어드는 등 긴박한 상황도 있었다. 카운티 당국은 해안경비대가 바다에 뛰어든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4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대피소 4곳에는 주민 1천명 이상이 대피해 있으며, 마우이의 카훌루이 공항에서는 여행객 2천명을 보호하고 있다. 이들은 화재로 인해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됐거나 섬에 막 도착한 여행객들이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웃티지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으로 마우이 지역의 약 1만4천500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미국 적십자사는 마우이 고등학교에 대피소를 열고, 주민과 관광객을 수용하고 있다.
마우이 카운티는 지역 곳곳의 도로와 학교를 폐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마우이 카운티의 서부 지역 모든 도로가 긴급 구조요원과 혼비백산해 대피하는 주민들로 혼잡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게시되기도 했다.
'지상낙원' 같던 해변과 야자수 위로 자욱한 연기구름이 솟아오르는 사진도 빠르게 공유됐다.
AP는 일부 목격자 진술을 인용해 "수백 에이커(1에이커는 약 4천㎡)가 불에 타고, 정전과 휴대전화 불통 사태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기상 당국은 하와이 인근에 자리한 허리케인 '도라' 영향으로 강풍을 타고 불길이 삽시간에 섬 곳곳으로 번졌다고 분석했다.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큰 빅아일랜드 섬(하와이섬) 역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현지 시각 이날 오전 5시 기준 허리케인 도라가 하와이에서 남남서쪽 방향 약 795마일(1천280㎞)에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호놀룰루 기상청은 하와이 전체에 강풍 경보를 내린 상태다. 지역 기상청은 "시속 45마일(72㎞)의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주호놀룰루총영사관은 마우이 섬 내 쿨라(Kula) 지역의 홀로푸니(Holopuni)와 풀레후 로즈(Pulehu roads), 리포아 파크웨이(Lipoa Parkway)의 남북부 지역, 와이카푸(Waikapu) 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 중인 동포·관광객들은 당국이 마련한 대피소로 이동해 달라고 안내했다.
하와이 주정부는 마우이 섬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계인 실비아 루크 하와이 주지사 대행은 현재 여행 중인 조시 그린 주지사를 대신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하와이 주방위군을 동원해 피해 지역 지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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