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100세 애국지사 영구 귀국, 올바른 국가관·역사관 정립 절실

일본에 생존해 있는 독립유공자로는 유일하던 광복군 출신 오성규 애국지사가 그제 고국으로 돌아왔다. 오 지사는 휠체어를 타고 정부 대표단과 함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광복절 78주년을 앞두고 100세에 영구(永久) 귀국한 오 지사의 모습은 많은 국민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2018년 배우자 사망 이후 홀로 지내던 오 지사는 올 초 "생의 마지막은 고국인 대한민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보훈부에 밝혔고, 정부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해 오 지사를 모셔왔다. 환영 인파가 몰린 가운데 국방부 의장대가 양옆에 도열해 애국가를 연주했고, 합창단은 오 지사가 광복군 복무 당시 불렀던 '광복군 제3지대가'를 합창했다. 오 지사는 "너무나 감개무량해 말이 나오지 않는다. 감사하다"는 귀국 소감을 밝혔다. 휠체어에 탄 오 지사가 태극기에 경례하는 모습은 생존 애국지사들과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헌신을 되새기게 했다. 나아가 보훈의 의미, 국가의 의미를 새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보훈 의지를 강조하면서 국가보훈처의 국가보훈부 승격 등 국가를 위한 희생을 존중하는 보훈 정책이 강화됐다. 대한민국의 뿌리를 굳건히 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오 지사의 영구 귀국에 정성을 다한 정부의 노력은 이런 보훈 정책에 입각한 것이다.

오늘은 광복 78주년이자, 대한민국 건국 75주년이다. 한때 우리 사회에는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부정·폄훼하고, 우리 현대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시기로 규정하는 등 잘못된 움직임이 판을 쳤다. 국민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해괴한 발언들이 광복절에 연달아 터져 나왔다. 더는 국가의 존립과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행위를 방치하고 용납해서는 안 된다. 광복 78주년, 건국 75주년을 맞은 지금 올바른 국가관·역사관의 확고한 정립이 국가적으로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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