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하루를 살펴보면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많이 보인다. 가령 수시로 기후위기를 걱정하면서도 오늘도 사무실에서 서슴없이 일회용 컵을 사용한다. 또한 공장식 축산에 반대하면서도 마트에서는 가장 가격이 저렴한 계란을 집어든다. 우리는 무엇이 옳고 잘못됐는지를 알면서도 왜 이런 행동을 되풀이할까.
지은이 아르민 팔크는 본(Bonn)대학교의 경제학과 교수이자 독일 최고의 행동경제학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인간 행동과 불평등 등에 관한 연구로 '독일의 노벨상'인 라이프니츠상을 비롯해 여러 권위있는 상을 받았다.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착하게 살지 못하는 이유를 크게 6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손해를 피하려는 본능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 ▷이성을 가로막는 감정 ▷오는 게 있어야 가는 게 있다는 생각 ▷책임이 분산되면서 희박해진 도덕성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성향 등을 꼽으며, 각각의 자세한 설명을 달았다.
인간은 감정적인 존재이기에 선한 행동이 행복으로 이어지는 것에는 의문이다. 팔크 교수의 실험 결과,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350유로를 쓸지, 목숨을 구하지 않고 100유로를 가질지 무작위로 선택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사람을 살린 사람이 행복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돈을 가진 사람이 더 행복했다고 한다.
책임이 분산될수록 선한 행동의 동인이 떨어진다. 마트에 갔는데, 최근 아동 노동으로 논란이 된 기업의 제품이 할인한다고 해보자. 나 하나 안 산다고 그 기업이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만 다른 비싼 제품을 살 이유가 있을까. 그리고 아동 노동은 결국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가.
이렇듯 좋은 사람으로 살기 어려운 시대다. 하지만 지은이는 희망이 있다고 강조한다. 착한 사람이 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을 이해할 때에야 우리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몰라서 선한 일을 하지 못한다고 변명한다면 사람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스위스의 가정에 사용한 물과 에너지의 양을 표시하는 샤워기를 제공했더니, 온수 사용에 따른 에너지 소비량이 22% 감소했다고 한다. 388쪽, 1만8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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