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을 나누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는 본격 추리소설과 사회파 추리소설로 구분 짓는 경우가 있다. 본격 추리소설은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것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주로, 탐정과 범인이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등 독자들에게 익숙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반면에, 사회파 추리소설은 사회 문제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재조명하는 소설이다. 이는 대체로 깊게 고민해봄 직한 어두운 주제를 통해 당대의 분위기와 환경을 뚜렷하게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섯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은 IT 기업의 신입 사원 공개 채용 시험을 치르는 여섯 명의 취업 준비생의 이야기를 담은 사회파 추리 문학이다. 시험의 최종 전형인 그룹 토론까지 도달한 취업 준비생들은 서로 간의 협동만 잘 보여준다면 6명 전원이 합격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그에 따라 최고의 협동심을 보여주며 시험을 준비하지만, 토론 직전 회사 측으로부터 시험의 변경 사항을 통보받는다.
변경 사항은 '합격자는 단 한 명. 단, 누구를 합격시킬지는 지원자들끼리 토론을 통해 결정할 것.'이다. 어제의 팀이 한순간에 라이벌이 되어 버린 상황. 게다가, 토론 면접이 시작되니 6명의 지원자는 자신들에게 논란거리가 될 약점이 적힌 서류를 발견한다. 그렇게 '6명 중 누가 이 서류를 준비했는가.'와 '최종 합격자는 누가 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상황이 제시되면서 국면이 반전되는 장면에서 잠시 이야기를 중단하고 면접에서 8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미래로 시점이 변경되어 당시 면접 상황을 회상하는 인물들의 인터뷰를 삽입하는 극적 기법을 통해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어느 정도 사건을 재구성해 보며 쉬어갈 수 있는 표현 기법이 상당히 재미있는 책이다.
다만, 주제 의식에 집중하기 위해 상황을 지나치게 연출하거나 왜곡한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살인 요소가 없는 추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실로 어둡고 무거운 내용이라 생각되는 것은 그만큼 사회 현실이 잘 반영되어 있고 우리 일상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기에 가능한 것이라 여겨진다. 또한, 마지막까지 새로운 상황이 제시되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는 것 또한 재미있는 부분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섯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은 한국 사회에서도 외환 위기 이후 꾸준히 문제가 된 치열한 취업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일본 소설이지만 이런 취업준비생의 이야기는 현재에 사회 활동을 하는 분들에게도 결코 낯선 문제나 주제가 아닐 것이다. 이러한 특성에 취업을 앞둔 대학생부터 은퇴를 앞둔 사회인까지 누구에게나 추천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사회 문제를 콕 집어서 드러내 주어 의미있는 책이다. 사람들은 타인의 논란과 약점 앞에서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그 거짓말만으로 타인의 전부라 여기지 않았는지 생각하며 이 책을 다른 독자에게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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