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 우습게 아는 李의 ‘정치 수사 희생자 코스프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위례·대장동 의혹으로 3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4번째 검찰 출석이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3차례 출석 때 했던 '정치 수사 희생자 코스프레'를 그대로 반복했다.

이 대표는 검찰청사에 들어가기 전 준비한 원고를 꺼내 읽었다. "벌써 네 번째 소환이다. 저를 희생 제물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 실패를 덮으려는 것 아니겠나.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 폭력, 정치 검찰의 공작 수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나"라며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비난했다. 기자들이 "질문을 받아 달라" "오늘 조사는 서면으로 갈음하느냐"고 물었지만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조사에서도 대장동 특혜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조사 때와 같이 사전에 준비한 30여 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하고 '서면으로 갈음하겠다'며 진술을 거부했다고 한다. 300여 쪽에 달한다는 검찰 질문지에 일일이 답했다가 모순된 답변으로 자신도 모르게 혐의를 인정하게 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한 사실상의 묵비권 행사이다. 기소를 예상하고 수사 단계를 건너뛰고 재판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만큼 이 대표가 쫓기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15일 이 대표는 검찰에 제출할 진술서 요약본을 공개하고 "백현동 용도 변경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라며 박 전 대통령을 백현동 특혜 개발의 주범으로 몰았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박 전 대통령 주재로 정부 회의를 연 후 국토부가 용도 변경을 '요청'했을 뿐이다. 성남시는 이를 들어주지도 않았다.

죄가 없으면 무죄를 구구하게 호소할 필요가 없다. 이날 말한 대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으면 된다. 그 말이 지켜질지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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