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차이나 쇼크’와 美 고금리 장기화 사이에 낀 한국 경제

세계 양대 강대국인 'G2'(미국·중국)발(發) 리스크 여파로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시장 불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침체 초입에 빠진 중국과 미국의 고금리 국면 장기화라는 상반된 흐름이 한국 경제에 난기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깊고 오래가는 저성장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댔다. 원화는 한 달 사이 6%나 하락했고 코스피도 크게 떨어졌다. 중국 경제 D-공포와 미국발 금리 추가 인상 우려가 번갈아가며 대한민국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양상이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G2발 악재'를 한국 경제 위험 요소로 판단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전년 대비 수출 실적이 10개월 연속 줄어드는 등 수출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대중국 수출이 14개월 연속 마이너스인 원인이 크다.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 대중국 수출이 늘어나 우리 경제도 하반기에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부동산발 중국 경기 침체 징후가 확연해지면서 기대가 우려로 바뀌는 양상이다. 수출 비중 19.5%로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면 우리나라 수출에도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미국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인 것도 걱정거리다. 한미 간 금리 차이가 최대치로 벌어진 상황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더 올린다면 우리나라 원화와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칫하다가는 우리나라가 'L자형'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 G2발 리스크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가 내년에도 계속 어려울 수 있다는 전문가 우려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상황이 이런데도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정부의 상황 인식은 안이해 보인다. "품목 및 지역 다변화 등 수출 정책을 구조적으로 보완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원론적으로는 타당하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끌 수 없는 장기 정책이다. 지금은 기업 감세 효과 정도로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다. 경제 역시 '안보'(安保)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나 반도체 법 등을 펼쳤던 것처럼 우리 정부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주체로서 적극적이고도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