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가 22일 오전 중국 수도 베이징에 착륙했다.
북한 여객기가 베이징에 착륙한 것은 2020년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지 1년 7개월 만이다.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한 고려항공 JS151 항공편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이날 오전 9시 17분께(현지시간)다.
공항 전광판에도 JS151 항공편이 베이징에 도착했다는 안내 문구가 표시됐다.
당초 고려항공 여객기는 오전 9시 50분께 공항에 도착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30분 가량 먼저 도착한 셈이다.
실시간 항공기 경로 추적 웹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정보에 따르면 JS151 항공편은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우두 공항 비행기 계류장에는 꼬리 부분에 북한 인공기를 그려 넣은 고려항공 여객기가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평양발 베이징행 여객기에 누가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비슷한 시각 전광판에는 돌아가는 항공편으로 추정되는 JS152 항공편이 오후 1시 5분께 평양으로 출발한다는 표시가 등장했다.
특히 탑승구가 표시되지 않은 전날과 달리 이날은 체크인 창구와 탑승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출국장 체크인 창구는 왼쪽 가슴에 인공기 배지를 착용한 북한 사람들로 붐볐다.
고려항공 체크인 창구에는 긴 줄이 형성됐고, 주변에도 적지 않은 북한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승객들은 2020년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 돌아간다는 사실을 반영하듯 카트마다 짐이 가득했다.
한 여성은 오랜 만에 북한에 가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말에 "기쁘다"고 답변했다.
취재진을 향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북한 승객들도 적지 않았다.
관리자로 보이는 한 남성은 취재진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일부 취재진은 찍은 사진을 삭제 당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평양행 여객기에 몇 명이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베이징에 도착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러시아산 Tu-204 기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50명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Tu-204는 고려항공의 최신 기종으로 팬데믹 이전까지 중국 노선의 중심이었다.
중국 관영매체도 고려항공 여객기의 베이징 도착 소식을 전했다.
환구망은 외신 보도를 인용해 북한 항공기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에 착륙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첫 상업 항공편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등 외신들도 북한과 중국의 하늘길 개방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서우두 공항에는 교도통신·후지TV·TBS·아사히TV 소속 일본 기자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고, AFP 등 서방 언론 기자들도 적지 않았다.
북한은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은 물론 해외와 모든 육·해·공 통로를 봉쇄하고 인적·물적 교류를 차단해왔다.
서우두 공항 측은 전날 고려항공 여객기가 오전 9시 30분께 도착하고 오후 1시 5분께 다시 평양으로 돌아간다고 안내했으나 정오께 왕복 항공편이 모두 취소됐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는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지난 1월부터 중국과 외국 항공사 간의 국제 여객선 재개 신청을 접수했으며 여름·가을 시즌 북한 항공사의 신청에 따라 평양∼베이징∼평양 정기 여객 노선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고려항공은 최근 웹사이트에 평양∼중국 베이징 가격은 1천750위안(약 32만원)으로, 평양∼블라디보스토크 항공권 가격은 230달러(약 31만원)로 각각 공지하기도 했다.
북한은 하늘길에 앞서 북중 육로를 먼저 개방했다.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임원들이 탑승한 버스가 지난 16일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압롭강 철교를 건넜다.
선수들은 야간열차 편으로 베이징으로 이동한 뒤 베이징에서 항공편으로 아스타나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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