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의원 임기 채우고 싶다는 김남국, 제명은 과하다는 민주당

국회 회기 중 코인 투자 논란과 관련,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제명' 권고를 내린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징계 수위가 낮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회 윤리특위 소위는 22일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징계 결정 직전 김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자 더불어민주당 윤리특위 소위 의원들이 표결을 거부했다.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만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표결을 다음 주로 미룬 것이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23일 김 의원 '제명'은 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출마 선언으로 자기가 한 행위에 대해 법적 문제를 떠나 도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에 대해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처벌을 본인 스스로 내렸다고 본다"는 말도 했다. 뻔뻔한 궤변이다.

김 의원의 회기 중 거액의 코인 투자는 실수가 아니었다. 국회윤리자문위가 파악한 김 의원의 국회 상임위 및 소위 중 거래 횟수는 200번 이상이었다. 국민 세금으로 고액의 월급과 각종 지원을 받고, 권한과 임무를 부여받은 국회의원이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할 시간에 사익 추구에 매달린 것이다. 자신을 믿고 국회의원으로 선출해 준 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배신에 다름 아니다. 그래 놓고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 저를 믿고 응원해 준 안산 시민을 위해 임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합당한 처벌을 본인 스스로 내렸다'는 민주당도 가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김 의원 제명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직원이 근무 중에, 그것도 매우 긴요한 업무 중에 코인 투자를 해도 중징계하지 않을 것인가?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은 국회의원 자기네들 돈이 아니니 허투루 써도 그만이고, 국민을 대표해서 일하는 시간은 의원 자신들 개인 이익을 위한 시간이 아니니 딴짓을 해도 된다는 말인가? 그런 식으로 일하면서 윤리니 공정이니 정의니 책임 정치를 입에 담고, 국회의원으로 뽑아 달라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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