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최근 몇 년간 부동산 버블을 해소하려다 부동산업계 붕괴 위기에 직면했으며, 현 상황은 여러 측면에서 중국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 평가했다.
앞서 중국 정부가 1990년대 부동산을 민영화하면서 거대한 부의 이전이 일어났고, 기업가들은 대규모 은행 대출을 일으켜 건설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활황 당시 부동산업계는 직간접적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가량을 차지했고, 가계 자산의 80% 가까이가 부동산에 몰려 있었다.
2019년 기준 신규·기존주택 및 재고를 포함한 부동산업계 규모가 52조 달러(약 6경8천조원)로 미국 부동산 시장의 2배라는 추정치도 있다.
하지만 부동산개발업체 헝다의 유동성 우려로 정부가 2020년 말 공격적으로 규제에 나섰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속에 2021년 말 헝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면서 부동산업계 문제가 본격 수면 위로 부상했다.
공동부유를 국정기조로 내세운 시진핑 국가 주석으로서는 치솟는 집값을 잡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킬 유인도 있었다.
이후 다른 부동산업체들의 디폴트가 이어졌고, 최근에는 한때 매출 기준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였던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중소도시의 주택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이 투자자들에게 신탁상품에 대한 지급 의무를 못하는 등 그림자금융 부실 문제도 알려진 것보다 심각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고강도 방역 해제 이후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더디고 수출·물가·소매판매·산업생산·실업률 등 중국의 7월 경제지표도 줄줄이 부진하게 나온 상태다.
중국 부동산업계에 유동성을 공급했던 글로벌자금들이 금리를 비롯한 대출비용을 올리면서, 한때 2천억 달러(약 264조원)에 달했던 부동산 회사채 시장은 거의 붕괴한 상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개발사들이 발행한 달러채권 498건 가운데 3분의 1 가까이가 디폴트 상태이고, 채권운용사 핌코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받지 못한 돈이 600억 달러(약 79조원)에 이르고 있다.
정부가 비구이위안 등 경영난에 처한 개발사들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영 부동산 상장회사 38곳 가운데 거의 절반이 올해 상반기 손실을 기록했다는 잠정실적을 내놓았다.
부동산 문제가 중국의 대형 상업은행들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 속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는 부실채권 비율이 지난해 대비 3배가 될 경우 10대 채권은행의 부동산 부실 채권 규모가 내년에는 1천200억 달러(약 158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신규주택 가격(전년 동기 대비)은 코로나19 통제기간 하락하다 연초 반등했지만, 6월(-0.06%)과 7월(-0.23%) 다시 내려가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그동안의 부동산 상승기에 빚을 내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경우 가격 하락기에 대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주택 구매 제한을 풀어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민영기업들의 도산으로 향후 몇년간 부동산업계의 지형이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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