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잔인한 밍크고래 불법 포획 실태…"수차례 작살 쏜 뒤 끝까지 쫓아가"

포항해경, 밍크고래 불법 포획 실태 공개

불법 고래 포획·운반·유통 범행 개요도.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나날이 지능적이고 점조직화되고 있는 동해 밍크고래 불법 포획 실태가 24일 공개됐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이날 '불법 고래포획·운반·유통사건 수사 중간발표'를 진행하면서 고래포획 행위, 범행 조직도, 고래포호기 도구 및 방법 등 그간 조사 내용을 밝혔다.

포항해경은 지난 3월부터 고래 불법 포획, 유통, 판매사범 55명을 수산업법 위반 등으로 붙잡았다. 이중 13명은 구속됐고, 13명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나머지 30명은 조사 중이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밍크고래 17마리를 잡아 16억원에 달하는 범죄 수익금을 나눴는데, 수법이 은밀하고 매우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우선 포획선 2~3척이 어울려 다니다 1척이 고래를 발견하면 작살을 쏜다. 이어 주변에 있던 포획선이 가세해 작살을 번갈아가며 적게는 3~4방, 많게는 7~8방까지 찌른다.

고래는 2시간 정도를 도망가다 결국 죽어 수면에 떠오르고, 포획선은 고래 꼬리에 로프를 연결해 배로 끌어올린다. 포획선은 배 옆으로 고래를 쉽게 올릴 수 있도록 불법 개조된 문을 달아놨다.

포항해양경찰서가 압수한 밍크고래 불법 포획 도구. 배형욱 기자

고래를 올리면 재빨리 갑판 위에 천막을 설치해 외부의 시선을 피한 뒤 선원들이 모두 식칼을 들고 고래를 10~20㎏ 크기로 잘라낸다. 이것을 망사자루에 담으면 1마리당 50자루에서 90자루 정도가 나온다.

자루에 담은 고래를 로프에 묶어 바다로 던지고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스티로폼 부이를 띄우면 포획선의 임무는 끝난다.

다음은 해상 운반선의 몫이다.

운반선은 단속 등 감시의 시선을 피하기 쉬운 5톤(t) 미만의 소형 어선들이 주로 범행에 가담한다. 이들 운반선은 오전에는 정상 조업을 하는 척하다가 늦은 오후 어망투방을 빙자해 부이 위치로 이동, 망사자루를 몰래 낚아채 해경 파출소가 없는 소형 항포구로 입항한다.

운반선이 입항하기 전 항포구에는 이미 육상 운반책이 차량을 대기하고 있다. 차량은 순식간에 고래 자루를 옮겨 싣고 고래고기 전문 식당으로 향한다.

식당은 현장에서 1자루당 무게를 측정하고 추적을 파할 수 있도록 전액 현금으로 대금을 지불한다.

이런 치밀한 범행으로 단속망을 따돌렸던 이들이지만, 해경의 잠복 등 수사와 항공기까지 동원한 해상 불법 현장 급습 등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붙잡혔다.

성대훈 서장은 "불법 고래 포획을 뿌리 뽑기 위해 육·해·공 모든 가용 세력을 동원할 방침"이라며 "불법 포획 어선은 몰수처분을 하는 등 강력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검찰과 협력하고 있다. 모든 해양 관련 불법 행위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밍크고래 등 고래를 불법 포획하면 수산업법과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불법 포획된 고래를 소지·유통·가공·보관 또는 판매하면 수산자원관리법에 의거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포항해양경찰서가 압수한 고래고기 자루.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포항해양경찰서가 압수한 밍크고래 불법 포획 도구. 배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