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 지산동고분군 등 7개소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해당 지역들이 발전의 전기를 맞게 됐다.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설립한지 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10년만의 결실이다.
◆험난했던 세계유산 등재 여정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는 2005년 발족한 협의회가 2011년 가야문화유적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공동 대처하키로 하면서 태동했고, 2013년 3개 고분군(고령 지산동,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이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2017년 가야고분군 공동세계유산추진단(이하 추진단)이 발족돼 체계적 활동에 나섰지만, 같은 해 문화재위원회가 3개 유적만으로는 세계유산적 가치를 증명하기 어렵다고 심의를 보류하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추진단은 이듬해 유산범위 확대 등을 논의하고, 전문가 토론도 했다. 가야고분군 유산범위가 기존 3곳에서 7곳으로 확대됐지만 심의에서는 또 보류됐다.
위기감을 느낀 추진단은 2019년 사무국을 경남 창원에서 고령으로 옮겼다. 곧바로 7개 고분군이 잠정목록에 등재됐다. 이후 후보선정 심의 가결→부결→가결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종등재 대상 선정 심의도 보류와 가결을 오간 끝에 2020년 9월 세계유산 최종등재 대상에 선정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도 애를 태웠다. 2021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세계유산 등재신청서가 제출되고, 그해 5~8월 1, 2차 예비실사 및 유네스코 현장실사를 완료했다. 지난해는 6월 러시아 카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만 남겨놓았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연기됐다.
다행히 올해 1월 새 의장을 맡은 사우디아라비아가 9월 회의 개최를 밝혀 급물살을 탔다. 5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가야고분군을 '등재 권고' 유산으로 분류했고, 17일 세계유산위원회가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16, 17일 연일 현지에서 세계유산위원회 및 문화재청, 외교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유산 등재를 위해 공을 들였고, 특히 세계유산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문화재청에 요청했다.
◆고령 지산동고분군의 의미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야고분군은 지산동고분군(사적 제79호)과 대성동고분군(사적 제341호), 말이산고분군(사적 제515호), 합천 옥전고분군(사적 제326호) 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창녕 교동·송현동고분군(사적 제514호), 남원 유곡리·두락리고분군(사적 제542호)의 연속유산이다.
이중 지산동고분군은 81.48ha로 세계유산 등재 전체면적(215.08ha)의 38%를 차지한다. 고분군도 700여기 이상의 봉토분과 수천여기 이상의 소형분이 분포하는 등 가야고분군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전기가야의 패자였던 김해 금관가야 고분군은 5.67ha에서 219기 유구가 조사되었고, 320여 고분이 분포한 것으로 알려진 창녕 교동·송현동고분군도 봉토분은 20여기에 불과하다. 후기가야 맹주인 대가야의 위세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지산동 73호분은 5세기 전반 목곽묘에서 석곽묘로 이행하는 과도기적 형태를 보여주고, 주피장자 보강토 내에 순장을 안치하기 위해 별도의 공간을 조성한 것은 순장자를 위한 석곽의 시원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또 44호분은 최대 40인 이상의 순장자가 안치되는 등 고분 축조에 막대한 노력과 재화가 투입되었음을 보여주는 등 다른 지역 고분군에 비해 월등한 사료적 가치를 보인다
◆엄청난 세계유산 등재 효과
세계유산 등재는 해당 유산이 어느 특정국가 또는 민족을 떠나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유산임을 증명한 것이다.
특히 국내외적으로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관광객 증가와 이에 따른 고용기회 및 수입 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정부의 추가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지역발전에 도움이 기대된다.
실제로 2020년 세계유산축전을 치른 경북(안동·영주·경주)과 제주에 각각 23억5천만원의 국비가 지원됐고, 2021년에는 백제(공주·부여·익산) 20억원, 제주·안동 각 18억9천만원, 수원 9억9천만원의 국비가 지원됐다. 지난해에는 안동·영주, 수원, 제주 세계유산축전에 60여억원의 국비가 지원됐다.
관광객의 경우 안동(하회마을)은 등재 전 328만여명에서 등재 이듬해 534만여명으로 늘었고, 남한산성도 등재 전 46만7천명에서 등재 이듬해 73만1천여명, 백제역사유적 등재 전 464만여명에서 등재 후 529만여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입장객 통계자료와 지산동고분군 세계유산 활용 콘텐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령군 방문 관광객은 67만3천여명, 올해는 73만8천388명(관광객 증가율 9.7% 반영)으로 추산됐고, 내년은 113만7천여명(관광객 증가율 9.7% 반영+세계유산 등재 후 다른 지역 관광객 평균 증가율 44.31% 반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또 이용객 소비에 의한 지역경제 파급은 생산유발효과 1천29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530억원, 고용창출효과 766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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