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한잔] 이영륭 대구원로화가회 회장 “대구 화단이 갈 길 바로 잡아주는 것, 우리가 할 일”

대구원로화가회 14회 정기전 개최
8월 29일~9월 3일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

제14회 대구원로화가회 정기전이 열리는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이영륭 회장이 전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제14회 대구원로화가회 정기전이 열리는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이영륭 회장이 전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연정 기자
주봉일, 생명-A+2023, Oil on Canvas, 60.6x72.7cm
주봉일, 생명-A+2023, Oil on Canvas, 60.6x72.7cm
유재희, 天地人, 먹, Acrylic on Canvas, 70.5x88.5cm
유재희, 天地人, 먹, Acrylic on Canvas, 70.5x88.5cm

"젊은 시절 그 시대의 새로운 것을 이끌어왔던 우리가, 이제는 후배들이 새로운 것에 눈을 뜰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하는 게 지금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28일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만난 이영륭(83) 대구원로화가회 회장은 또렷하고 힘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곳에서는 29일부터 9월 3일까지 대구원로화가회의 14번째 정기전이 열린다.

이 회장은 2009년 대구원로화가회 창립 때부터 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76세. 창립 당시 10명이었으나 현재 19명으로 늘었다. 회원들은 전시뿐 아니라 친교 활동과 지역 미술계 주요 업무에 보탬이 되는 자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어느 분야든 '원로'는 후배들에게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될 터. 대구원로화가회 회원들은 격변하는 한국 현대미술사 속 대구 화단을 일궈내고 지켜온 주역이기에 지역 미술계 제자와 후배들에게 주는 울림이 더욱 크다.

이 회장은 "사실 마음은 아직 뜨겁지만, 지금에 와서 우리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창작에 몰두하기에는 여력이 안된다. 우리가 해온 것을 착실하게 고수하면서 앞으로 후배들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질서를 정립하고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원로화가회가 주력하는 활동은 전시다. 2010년부터 매년 정기전과 함께 '대구·전북 원로미술작가회전'(2016-17), '대구미술의 힘 특별전'(2017), '대구·부산 네트워크전'(2022) 등을 통해 젊은 예술인 못지않은 열정과 에너지를 발산해왔다.

올해도 정기전과 함께 '대구·광주 네트워크전'을 진행한다. 대구원로작가회 회원을 비롯해 광주의 원로작가 12명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이 회장이 지역 간 교류전에 앞장서는 것은 오래전부터 서울에 집중된 예술 활성화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껴왔기 때문. 그는 "타 시·도와의 교류와 협력을 늘려 영향력을 키워갈 필요가 있다. 끈끈한 유대를 통해 지역에서도 충분히 후배들이 커나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대구·광주 네트워크전'은 1970~80년대 한국 미술계의 양대산맥 지역을 이끌어온 원로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다만 양 지역 모두에서 전시를 열었던 지난해 '대구·부산 네트워크전'과 달리, 올해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금 축소로 광주에서의 전시는 열리지 않는다.

이 회장은 "과거 선두에서 한국 미술을 이끌어가던 대구, 광주 원로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각 지역 화단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예술가로서 대구 시민들에게 잊혀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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