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대구단편영화제가 지난 23~28일 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예산 문제와 독립성 확보 등 앞으로의 과제도 남겼다.
이번 대구단편영화제에선 총 72편의 영화가 CGV대구아카데미, 오오극장에서 상영됐다. 당초 턱없이 적은 인력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21명의 자원 활동가가 힘을 보태면서 영화제는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영화제 기간에 무려 2천여 명의 관객과 150명의 게스트가 대구를 찾았다. 특히 주말인 26일부터는 다른 지역에서 많은 관람객이 발걸음을 하면서 상영관의 좌석이 모두 차는 모습도 보였다.
관객들은 영화 상영 후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에서도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주고받으며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도 활발한 소통을 이어갔다.
영화를 공부하고 있다는 진수경(23) 씨는 "서울에서 영화를 공부 중인데, 단편영화제 소식에 일부러 대구를 찾았다. 경쟁 부문 영화를 빠짐없이 봤다"며 "독립영화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 영화 상영 후 마련된 감독과의 대화에서 직접 영화를 두고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유운성 영화평론가는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은 내 말 좀 들어봐'라는 하소연으로 나타내는 건 아니다. 공감할 수 없는 삶에 자기 형식으로 다가가는 영화가 필요하다"며 "현 한국 독립영화는 남의 형식으로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가 대부분이다. 자기 형식으로 살아보지 않은 삶을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24일 열린 지역 영화제 발전을 위한 전문가 포럼에서는 예산 문제와 독립성 확보 등 과제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승우 대구단편영화제 사무국장은 "올해 단편영화제는 영화진흥위 지원 탈락으로 예산 확보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예산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메우기 위해 또 다른 자원을 투입하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며 "부족한 예산으로 인건비에 들어가는 돈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준비 과정에서 적은 인력으로 마치 기름을 쥐어짜 내듯 힘겹게 일했다. 안정적인 재정 확보와 동시에 영화제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꾸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백 인천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민적 동의를 얻을 수밖에 없다. 독립영화를 보며 재미있는 작품을 발견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낯선 표현방식을 독해할 역량이 필요한데, 이는 어릴 때부터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많이 만들어지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24회 대구단편영화제 수상작으로는 ▷파지(국내경쟁 부문 대상, 고광준)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국내경쟁 부문 우수상, 한지원) ▷겨울캠프(애플시네마 대상, 장주선) ▷처음(애플시네마 우수상, 진여온) ▷아무 잘못 없는(관객상, 박찬우) ▷자화상(애플피칭 제작지원, 김상범) ▷소녀탐정 양수린(지역영화 배리어프리 제작지원작, 김선빈), 아무 잘못 없는(지역영화 배리어프리 제작지원작, 박찬우), OK목장의 결투(지역영화 배리어프리 제작지원작, 변석호)가 각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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