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대구의 피란문화를 다루는 '대구 전선문화관'이 내년 3월 개관 예정인 가운데 문화계에서 콘텐츠 차별성과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예산 39억원(국비 9억6천만원 포함)을 들여 중구 '대지바' 건물을 리모델링해 내년 3월 2층 규모로 전선문화관을 개관할 계획이다. 1층 기억의 공간에는 '전쟁 속에서 꽃피운 문화예술'을 주제로 구상 시인 등 종군작가단의 활동을 소개한다. 당시 문학작품을 볼 수 있는 미디어북과 전쟁 당시 대구에서 펼쳐진 음악, 미술, 영화, 연극 등이 담긴다. 2층 재현의 공간은 전선문화를 재해석한 영상 체험이 가능한 미디어아트룸과 관람객이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대지살롱'으로 조성된다.
하지만 사업이 진행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선문화관의 성격이 인근에 있는 향촌문화관과 크게 다르지 않을 뿐더러 대지바 건물 자체가 협소해 콘텐츠를 충분히 재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대구 한 문화계 관계자는 "향촌문화관 자체가 원래 전후문화 재현관이다. 녹향, 백조다방 등 전쟁 시기 풍경을 잘 재현해 놨다. 전선문화관이 향촌문화관과 얼마나 차별성을 지닐지 의문"이라며 "대지바 공간도 협소해 전선문화 유물을 보존·전시·체험하기엔 공간적 한계가 크다. 전선문화관에서만 갖출 수 있는 유물 등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속성 여부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이위발 대구경북작가 지회장은 "문화관이 꾸준히 유지·보완될 수 있도록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즉 관람객들에게 꾸준히 관련 이미지를 심어주는 스토리가 매년 업데이트돼야 하는데 전선문화는 소재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선문화관은 1950~53년 대구에서 일어난 문화예술활동을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향촌문화관과 차이가 있다"며 "전선문화와 관련된 기록은 앞으로 꾸준히 수집할 예정이다. 젊은이들이 전선문화를 현대적인 문화콘텐츠로 새롭게 받아들이고 재구성할 수 있도록 지역 청년의 도움을 받아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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