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MM] 너를 알고 나를 알면 '취만추' 성공! MZ의 '관계의 기술'

취만추=취향 맞는 만남 추구, MBTI나 사주 분석으로 나와 맞는 사람 찾는 MZ
관계 심화 방법으로 심리 체험, 검사 등 인기
MMM팀도 해봤다, 우리끼리 궁합! 그 결과는?

MMM팀이 MZ세대의
MMM팀이 MZ세대의 '관계의 기술'을 파헤친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아래 기사에 책 내용을 적어놨으니 궁금하면 읽어보시라! 날로 발전하는 배주현 기자의 합성 실력. 사진 출처 Microsoft PowerPoint 클립아트.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의 전투에서 백 번 이긴다는 조상님들의 말씀을 MZ세대는 이렇게 해석한다. '썸남(혹은 썸녀)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의 연애에서 백 번 승리한다!^^'

연애뿐만 아니다. 친구 사이도 마찬가지. MZ세대는 '관계를 어떻게 시작하는지'보다 '누구를 만나는지'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게 트렌드 아닌 트렌드다.

기성세대들이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 천천히 여러 차례 만나보며 알아가고,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툼을 감수하면서도 맞춰가려 했다면 최근에는 서로의 다름을 쿨하게 인정하며 처음부터 내가 선호하는 외모, 비슷한 취향을 지닌 상대를 찾아 만남을 시작하려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둘 사이에 사실 정답은 없다. 어차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맞을 수 없는 게 인간 관계라는 기성세대의 말도, 상대적으로 갈등 없이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MZ세대의 말도 틀린 게 아니기 때문.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도 옛말이다. 이젠 '취만추'(취향 맞는 만남 추구)가 대세. 내 취향을 알고, 그에 맞는 상대를 찾기 위한 MZ세대의 '관계의 기술'을 파헤쳐봤다.

◆"이름이 뭐예요?"보다 "MBTI가 뭐예요?"

지난 4월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다큐 'MBTI vs 사주'가 큰 인기를 끌었다. MBTI와 생년일월시를 미리 제출한 15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관찰 실험 다큐멘터리다. 얼굴을 가린 채 오로지 MBTI, 사주 궁합에 근거해 커플을 매칭하고 소개팅을 했을 때 그 결과는 어땠을까.

스포일러가 될까봐 구체적으로 얘기는 못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소개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각 성향의 실제적인 특징을 보여줬다. 시청자들이 자신과 같은 MBTI, 사주를 가진 등장인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살펴보고 어떤 사람에게 끌리는지, 어떤 사람과 잘 맞는지 등 스스로를 대입해보며 크게 공감할 수 있었던 점이 이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이었다.

현실에서도 MBTI나 사주팔자를 활용한 소개팅이 인기다. 소개팅 앱 'ENFPY'(엔프피)는 자체 성격 유형 테스트를 통해 내 MBTI를 확인한 뒤, 나와 케미(조화 또는 호흡을 뜻함)가 맞는 MBTI를 ▷환상의 케미예요 ▷잘 어울려요 ▷지루할 틈이 없어요 ▷노력이 필요해요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눠 분석해준다.

MBTI별 동물 캐릭터가 곧 나이기에, 상대는 동물 캐릭터를 보고 나의 MBTI와 성향을 짐작한 뒤 호감을 표하거나 대화를 신청할 수 있다. 또한 기존 MBTI 간의 매칭 점수를 별점으로 보여줘 매칭 전 상대와의 성공률을 확인할 수도 있다.

MBTI를 활용한 소개팅 앱
MBTI를 활용한 소개팅 앱 'ENFPY(엔프피)'. 앱스토어 캡처
대구의 취향 커뮤니티
대구의 취향 커뮤니티 '나를위함'의 전문 심리검사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를위함 제공

그런가하면 '궁합팅'은 사주를 기반으로 커플을 매칭해주는 앱이다. 궁합 AI가 무작위로 선별한 100만 쌍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음양오행 등을 분석해 궁합 점수를 매기고, 점수가 90점 이상 나온 상대를 매칭해준다. AI를 이용해 상대의 성향과 스타일을 파악하고 데이트할 때 필요한 꿀팁 등을 제공하는 '애프터 서비스'까지 확실하다.

변수가 많은 기준에 너무 의존하는 것 아니냐고? 나와 상대를 알기 위한 심리 분석, 전문 심리 검사도 인기다.

최근 서울 '홍대 데이트 코스'로 떠오른 곳 중 하나가 바로 '4233 마음센터'. 다소곳한 이름과 달리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핫플레이스다.

'국내 최초 체험형 심리전시공간'이라는 다소 난해한 설명이 뒤따르는 이곳은 친구, 연인, 가족 등 2명이 함께 방문해야 한다. 1시간 가량 체험을 진행하며 나의 인생 지표나 가치관 테스트를 비롯해 상대와의 취향 일치도, 함께 있을 때의 속마음, 서로 일치하는 인생의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볼 수 있다. 나를, 서로를 더 잘 알아가고자 하는 요즘 연인들의 이색 데이트 장소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에서도 다양한 취향 모임을 진행하는 커뮤니티인 '나를위함'의 애착유형검사가 인기다. 애착유형검사는 나에게 꼭 맞는 연애 유형 등을 전문 심리검사를 통해 알아보는 것.

홈페이지에 소개된 글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정말 공감해서 눈물 흘릴 수 있으니 주의. '나는 어째서 연애할 때마다 이런 걸까. 만나면 불안하거나 귀찮고, 그렇다고 안 만나자니 외롭고. (중략) 내가 편안하게 여기는 대인관계 특성을 같이 알아보고, 나에게 잘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도 알아볼 거에요. 어서 와요.'

이곳은 이밖에도 심리전문가가 진행하는 MBTI 성격유형검사, 문장완성검사(SCT), 그림검사(HTP), 홀랜드적성흥미검사, TCI 기질성격검사 등 퍼스널 유형검사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박민진 나를위함 대표는 "MBTI 열풍을 시작으로, 심리검사는 최근 젊은 세대의 관심을 크게 끌고 있는 분야 중 하나"라며 "최근 사람 간 관계 맺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보니, 문제 해결 방법의 하나로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니즈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사진 출처 Microsoft PowerPoint 클립아트.
사진 출처 Microsoft PowerPoint 클립아트.

◆MMM팀의 '사랑의 작대기', 그 결과는?

이번 주제에 대해 회의를 하던 MMM팀은 서로의 MBTI부터 띠, 혈액형, 별자리, 사주(오행)까지 속속들이 탐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우리끼리 궁합 어떤지 한번 볼까요?"

누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는가. 과연 MMM팀 간에는 누가 잘 맞고, 잘 맞지 않을까. '사랑의 작대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MZ세대까지는 들어본 적(혹은 일요일 아침 TV에서 본 적) 있을 테고, 알파세대는 전혀 모를 TV프로그램 '사랑의 스튜디오'에 나왔던 그 작대기 말이다.

"자, 지금부터 'MMM 스튜디오' 시작합니다.(온라인의 궁합표 등을 토대로 가볍게 해본 것이니 진지하게 지적할 분은…, 진지 먼저 드셔주세요.)

MMM팀 띠별 궁합
MMM팀 띠별 궁합
MMM팀 혈액형 궁합
MMM팀 혈액형 궁합

먼저 띠 궁합부터 맞춰봅니다. 주현(원숭이), 연정(용), 헌재(쥐) 간 분위기가 좋네요~ 아, 돼지띠인 현정은 안타깝습니다. 주현, 연정과 최악인데요! 다행히 헌재와는 원만한 관계랍니다.

다음으로 혈액형인데요, 아주 훈훈하네요. 헌재(AB형)를 제외한 세 명 모두 A형입니다. A형과 A형은 최상(80%), A형과 AB형은 원만(65%)한 관계라고 합니다.

MMM팀 MBTI 궁합
MMM팀 MBTI 궁합
MMM팀 별자리 궁합
MMM팀 별자리 궁합
MMM팀 음양오행 궁합
MMM팀 음양오행 궁합

MBTI를 살펴볼게요. 세상에 빨간 작대기의 연속입니다. ISTP인 현정, ESFJ인 헌재 둘 다 주현(ENFP), 연정(INFP)과 최악의 궁합이라는 결과입니다. 현정과 헌재, 주현과 연정 기자끼리는 다행히 파란 작대기가 떴네요!

별자리로 넘어가보죠. 아, 여기도 빨간 작대기들 투성입니다. 천칭자리인 연정은 현정(염소), 주현(양), 헌재(물고기)와 모두 '최악'의 궁합이랍니다. 연정, 상처 받았나요? 현정과 주현도 '최악'이라니 위로 받으시길 바랍니다. 현정과 헌재는 최상, 주현과 헌재는 원만하다고 하네요.

오행 궁합도 재밌네요. 예상했던대로 물(水)인 연정과 헌재, 나무(木)인 주현은 서로 생(生)의 관계입니다. 헌데 쇠(金)인 현정과 주현 사이에 빨간 작대기가…! 쇠와 나무는 서로 극(極)이랍니다."

다시 현실로 빠져나와보자. MBTI가 유행한 이후 달라진 점 중 하나를 꼽자면, 누군가에게 '대체 왜 저러는지 이해가 안돼'라고 생각이 들거나 관계에서 상처받았던 부분에 대해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일 테다. '아 저 사람은 사고형(T)이니, 혹은 감정형(F)의 성향이니 그런 반응을 보일 수 있겠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할까.

그러니 MZ들의 관계의 기술이 마냥 피상적이고 영양가 없다고 얘기할 것만은 아니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람을 알아가고 이해하려는 데 '진심인' 이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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