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오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대구음악협회 주최 '제41회 대구국제성악콩쿠르' 본선의 피날레는 소프라노 남예지(23) 씨가 맡았다. 그는 이태리와 대구에서 200명이 참가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17명 중에 대상을 거머쥐었다.
남 씨가 처음 성악을 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보통 빠르면 미취학 아동 때부터 성악을 시작하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늦은 출발이었다. 남 씨는 "어머니의 권유로 성악을 시작했다. 늦은 출발에, 재능이 그리 출중한 편도 아니었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성악 특성상 무조건 목을 많이 쓰는 연습을 고집할 수는 없었기에,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많이 그렸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 연습 방법 중 하나"라고 회상했다.
늦은 출발임에도 남 씨의 능력은 탁월해 금새 두각을 나타냈다. 2018년 라벨라 영아티스트 콩쿠르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22 수리음악콩쿠르 2위, 올해는 중앙음악콩쿠르와 세일가곡콩쿠르에서 각각 3위에 올랐다. 이어 이번 콩쿠르에서는 대상의 영예까지 얻었다.
그는 "이번 콩쿠르에서 더 많은 분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아무래도 국내 성악 콩쿠르 중에서는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내심 입상을 기대했지만, 대상까지 받는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기뻐했다.
남 씨는 '감정 몰입'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콩쿠르에서 처음 부른 한국 가곡은 예전부터 좋아했던 곡이자, 한국의 정서를 잘 담고 있는 곡이다. 심사위원들에게 한국의 정서를 전달하고 싶어서 선택했다"며 "두 번째 아리아를 부를 때는 인물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무대에서 인물과 그 감정에 잘 녹아들었고, 이를 심사위원들이 잘 봐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국립오페라단 오페라스튜디오 3기 단원으로서의 마지막 공연을 마쳤다. 12월 독일 유학을 대비해 언어 공부와 노래 등을 한창 준비하고 있다. 남 씨는 "해외와 국내를 굳이 나눠서 활동하고 싶지는 않지만, 주위에서 하루 빨리 유학을 떠나라는 조언을 많이 해준다. 한국과는 또 다른 외국의 성악 문화를 빨리 배우고 싶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잘하는 성악가도 좋지만, 오랫동안 음악을 하며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남는 성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자신감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도전하는 것에 주저하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콩쿠르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크게 얻었다"며 "앞으로는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음악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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