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동산 시장에서 미분양 주택 물량이 다섯 달 연속 줄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시장 회복까지 갈 길이 멀다는 한숨이 나온다. '신규 공급을 옥죈 결과이지 온전한 회복세로 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구 미분양 주택은 1만1천180가구로 2월(1만3천987가구) 이후 5개월째 줄었다. 여기에 8월 첫 주(7일 기준), 2021년 11월 첫째 주 이후 92주(보합 포함) 만에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가 처음 상승하는 등 집값이 바닥을 지나 박스권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는 통계가 잇따라 나왔다.
그럼에도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구 부동산 시장의 혹한이 끝났다는 희망찬 반응보다는 기저효과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올 초부터 급매물 소진이 이루어진데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각종 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대구에서도 가격회복 기대심리에 따른 매도호가 상승 영향을 받은 분위기라는 것이다.
송원배 대구경북 부동산분석학회 상임이사는 "지금 시장 가격이 반등 분위기를 보이는 것을 두고 확실한 상승장으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면서 "9월에 대구에서 2천1가구가 입주를 앞뒀고 10월에는 7천229가구의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처럼 신규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만큼 이후 가격 추이를 지켜봐야 해 현재 시황을 변곡점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심지어 업계에서는 현재 미분양 감소는 일종의 착시효과이며, 연말이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우려한다.
올해 초 대구시는 미분양 물량이 1만 가구를 넘어서는 등 주택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지자 신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전면 보류하고, 분양 시기도 후분양을 유도하기로 했다. 그 결과 1월 이후 대구에서 선분양은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자연스레 미분양 물량도 줄었다. 그런데 애드메이저 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5월 준공했지만, 아직 분양일정조차 잡지 않은 '사월 삼정그린코아 카운티'(101가구) 등 5개 단지(2천474가구)가 연내 후분양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최은동 애드메이저 본부장은 "후분양은 공정률 60~80% 이상 진행된 시점에 예비수요자가 아파트를 확인하고 분양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내년 2월 준공을 앞둔 '범어 아이파크 1차'(448가구)와 '상인 푸르지오센터파크'(990가구) 등이 연내 후분양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악성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사라졌다지만 가을부터 신규 입주단지가 쏟아진다. 지금 후분양으로 예상하는 단지가 대체로 분양가가 높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의 선택을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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