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신용등급을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준으로 강등했다. 20여일 만에 3단계 더 강등된 것.
3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10일 비구이위안이 채권 이자 상환에 실패한 이후 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3단계 낮춘 바 있다.
Ca 등급은 신용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디폴트 임박 상태로 평가된다.
케이븐 창 무디스 수석 부사장은 "부정적 전망이 포함된 등급 강등은 비구이위안의 유동성이 빠듯하며 디폴트 위험이 크고 회복 전망이 약하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다가오는 역외 만기 채권을 감당할 만한 충분한 현금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무디스의 이번 결정은 비구이위안이 전날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에 489억위안(약 8조9천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후 나왔다.
비구이위안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67억위안(약 1조2천억원)의 순손실, 지난해 상반기에는 6억1천200만위안(약 1천100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이번 공시에서 상반기 기록적 손실에 "깊이 반성한다"며 "재무 상황이 계속 악화할 경우 채무 불이행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매출 규모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1위로 민간 부동산 기업 중 상대적으로 우량한 곳으로 평가된 비구이위안이 디폴트를 맞으면 중국 부동산 부문 전반에 막대한 타격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비구이위안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는 다른 부동산 공룡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2019년 디폴트 위기를 맞았을 때의 약 네 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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