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호 태풍 하이쿠이가 9호 태풍 사올라에 '이끌려' 중국 남부 광둥성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는 가운데, 1일 일부 예측 모델에서는 태풍 하이쿠이가 경로를 북동진으로 전환, 우리나라 제주도 남쪽으로 올라올 것이라는 '소수의견'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먼저 서쪽으로 가던 사올라가 동쪽에서 올라오던 하이쿠이를 '후지와라 효과'로 엮었고, 이에 하이쿠이에 대해 점쳐지던 북진 상하이행 전망이 서진 광둥성행 전망으로 바뀐 바 있다.
후지와라 효과는 인접한 태풍·열대저기압 등 끼리 서로 영향을 줘 진로 동행 등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을 가리킨다.
그런데 사올라가 하이쿠이에 비해 2~3일정도 먼저 소멸할 전망인만큼, 사올라가 점점 쇠퇴하며 후지와라 효과 역시 옅어지자 하이쿠이가 사올라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태풍 하이쿠이의 중국 광둥성행 및 9월 6일쯤 하이쿠이의 소멸을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우리 기상청, 일본기상청,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 예보와 비교,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과 미국기상청(GFS) 모델에서는 역시 한 맥락에서 태풍 하이쿠이의 북동진 경로 전환을 전망하고 있다.


▶유럽중기예보센터는 태풍 하이쿠이가 9월 3~6일쯤 대만을 관통한 후 중국 광둥성까지는 가지 않고 대만 일대에서 정체하다, 9월 7일부터 경로를 북동진으로 틀 것으로 본다.
그 전환점이 되는 9월 6일은 바로 각국 기상당국이 전망하는 태풍 사올라의 소멸시점이다.
이어 9월 7~10일 대만 바로 북동쪽 일본 오키나와 열도에서 이동, 9월 10일에는 일본 큐슈 남서쪽, 다시 말하면 제주도 남동쪽 먼 바다에 위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기상청은 태풍 하이쿠이가 9월 3~6일 대만 남서쪽 해상까지 간 다음, 역시 9월 7일부터 경로를 '정반대'인 북동진으로 틀 것으로 본다. 마찬가지로 태풍 사올라 소멸 예상 시점(9월 6일)이 전환점이 된다.
그 이후 예상은 유럽중기예보센터 전망과 조금 다른데, 오키나와 열도를 북동진으로 타는 게 아니라, 거의 정북진을 해 9월 9일쯤 '원래 다다를 것으로 전망됐던' 중국 상하이 일대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예상들 모두 태풍 하이쿠이가 중국 광둥성으로 갈 것이라는 현재 '대세의견'과 비교, 우리나라에 대한 직간접 영향 가능성도 높인다.
물론 소수의견들에서 한반도 남쪽에 올 것으로 전망하는 9월 7~10일쯤 되면 태풍 하이쿠이 역시 쇠퇴기에 접어들어 소멸 전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태풍이 가까워지면 몰고 온 수증기를 유입시킬 가능성 역시 높아지는 게 문제다.
이같은 예상의 골자인 '급전환'은 불과 1개월정 전인 지난 7월 28일~8월 11일 활동한 6호 태풍 카눈을 통해 겪은 바 있다. 애초 중국행이 전망됐던 태풍 카눈은 당시 알파벳 'Z' 또는 갈 지(之) 자로 거듭해 경로를 꺾어 한반도로 상륙, 남에서 북으로 관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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