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맥 축제 다시온 이준석 '신당·대구출마?'…"다양한 가능성 열어두겠다"

"지금 상태론, 보수 정당 집권하지 못하게 될 것"…'신당 창당·대구 출마' 가능성 열어둬
텃밭 의존 당 의원들 비판 "험지 도전하는 사람에게, 이상한 소리한다"

2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지지자 등 시민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지지자 등 시민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내년 대구 출마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현재 당이 수도권에 원내대표급 후보를 내도 이기기 어려운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소위 텃밭에 의존해 안주하는 당과 당 의원들의 행태, 윤석열 대통령의 눈을 가리는 '윤핵관' 등에 대해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2일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린 달서구 두류동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지지자들과 만났다. 30일 치맥페스티벌 개막식에 얼굴을 비춘 후 사흘 만이다.

그는 대구 출마설이 지속해서 나오는 데 대해 "대구에 공천 받아서 올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대구에 (출마하러) 온다는 것은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확장의 정치'보다 더 시급한 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당에서 공천을 주지 않아도, 노원병에 출마하겠느냐'라는 질문에 "(공천이 결정되는) 그때 가서 느끼는 감정에 따라 움직이겠다. 이성과 감정을 결합해서"라며 내년 선거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이어 현재 당 상황으로는 내년 선거 전망뿐만 아니라 앞으로 집권도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최우선 목표로, 보수 정당이 다시는 선거에 지지 않기 위해 확장을 해나간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런 정치를 했더니 돌아오는 것은 (당의) 뒤통수치기나 윤핵관이 득세하는 세상이라면 반란군부터 진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 상태로는 보수가 영원히 집권이 불가능한 상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개선하지 않으면 제가 정치를 하는 의미가 없어질 것 같아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3번이나 노원병에 출마해 낙선하는 등 '확장의 정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정작 텃밭에 안주하는 의원들이 다수인 당에선 인정받지 못한다고 했다. "험지에 도전해서 뭔가 개척하면, 자산으로 남게 되는 경우보다 당에서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더 많다"며 텃밭에 안주하는 당 분위기에 대해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치맥 축제 등에 대구 의원들이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는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구 국회의원들은 (축제에 모인) 저 사람들이 공천 준 것도 아니고 저 사람들이 다 나 안 찍어도 당선된다는 것이다. 그런 확신을 깨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정치인들이 지역 언론, 지역 유지 등에 인사 다니기 바쁜 전통적인 정치 행태보다는 축제장이나 거리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구 일정을 오면 인사해야 할 곳이 너무 많다. 언론사에 한 번씩 인사드리고, 정치하는 어르신들, 단체장들 인사드리러 다는데 3~4일이다. 그렇게 안 하면 싸가지 없다고 소문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의 한계다. 대구 국회의원들은 다 (전통적인) 정치를 하고 있다. 그거 하느라 젊은 사람 만날 시간도 없다. 싸가지 없다는 소리 안 듣기 위해 하루 종일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2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측근
2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측근 '천하용인' 중 한명인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지지자 등 시민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윤핵관)'에 대해서 날선 비판을 내놨다. "홍준표 대표 시절 대변인 하던 사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되면 안 된다고 외치던 사람이, 윤핵관이라며 자부한다. 정치를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잘되면 뒤에 따라오는 사람도 정치를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을 겨냥해 "박근혜 대통령이 인기가 없다 싶으면 독재자의 딸이라고 욕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인기를 끌 것 같으니 찰싹 붙어 아부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렇게 살면 잘 된다는 게 본보기가 되면, 보수 정치권에선 앞으로 누구도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하지 않고, (아부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는 윤핵관들 때문에 "(윤 대통령을) 엄석대로 비유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투명 망토를 걸친 임금님인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서 내년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하게 되면, 창당을 위해 움직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윤핵관이 하는 꼴에 열 받아서 확장보다 보수라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선택을 해서 정정당당하게 겨뤄본다면 왜 동구을이겠느냐. 나쁜 놈 골라서 붙어야지"라고 했다.

이어 "예전 바른정당 등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기억하기에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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