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무기 거래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러 정상회담 개최가 동북아 정세에 격변을 몰고 올 중요 변수로 부상했다.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미일 3국간 안보 공조를 격상시킨 이정표가 된 지난 8월의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북중러 진영의 맞대응이 시작됨을 알리는 일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이달 러시아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오는 10∼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 참석을 계기로 러시아를 찾을 가능성을 내다봤다.
북러 정상회담 장소와 관련, NYT는 블라디보스토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모스크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도 이날 연합뉴스의 관련 질의에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협상이 적극적으로 진전되고 있다"며 "우리는 김정은이 러시아에서의 정상급 외교 접촉을 포함해 이런 대화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북러 정상 간 회동이 아직은 공식 발표가 아닌, 언론 보도와 정보 수준이지만 7월 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방북 이후 한미 정보망에 포착된 북러의 동향을 감안하면 개연성은 농후해 보인다.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달 30일 전화 브리핑에서 북러 무기거래 협상 진척 상황을 소개하면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서한을 교환했다는 정보 사항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다면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난 이후 거의 4년 반만의 외국행이 된다.
북한은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국경을 걸어 잠갔고, 김 위원장의 대면 정상외교도 동결했으며 최근에야 국경 봉쇄를 제한적으로 풀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마지막 외국 방문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던 김 위원장이 이번에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정상외교를 재개한다면 북러 관계 강화 측면에서 상징적인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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