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울릉공항 활주로를 엠브레어사 80인승 리저널 제트기도 이착륙할 수 있는 설계 사양으로 확대한다. 더욱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가 오갈 수 있어 주민과 관광객 편의가 더 커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5일 울릉공항 활주로 양쪽 안전구역인 착륙대의 폭을 기존 140m에서 150m로 넓히는 방안을 살피는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기존에는 검토하지 않았던 길이 1천200m 활주로의 시작과 끝부분에 '종단 안전구역'도 각각 90m 규모로 설치할 방침이다.
종단 안전구역은 항공기가 활주로 바로 앞에 착륙하거나 멀리까지 달려나가더라도 안전히 이착륙할 수 있도록 두는 여유 공간이다. 상시 활용하는 구간은 아니나, 유사시 활주로 길이가 최대 180m 연장되는 효과다.
국토부는 애초 울릉공항을 50인승 소형항공기 이착륙 사양에 맞춰 설계했다.
그러나 앞서 50인승 이하 기종만 운항해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항공업계 목소리가 있었고, 경북도와 함께 울릉공항에 취항하려는 브라질 엠브레어사의 주력 리저널 제트여객기 E190-E2 등 80인승 기종이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 기준에 맞추고자 설계변경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80인승 항공기는 50인승 기종보다 이륙중량과 날개 길이가 더 크므로 활주로가 충분히 넓고 길어야 한다. 그간 현재 활주로 사양(길이 1천200m)에서 엠브레어 항공기가 이착륙하려면 승객을 80명보다 적게 태우거나 화물을 덜 실어야 할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글로벌 주요 제작사의 주력 소형항공기 제품이 과거 50석에서 70∼150석으로 바뀌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월 제3회 규제혁신심의회에서도 소형항공운송사업자 등록 기준을 '기존 50인석 이하에서 최대 80인석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을 내며 울릉공항과 같은 도서지역 공항 운항에 대비한 바 있다.
이번 설계 변경에 따라 현재 7천92억원인 울릉공항 총사업비가 최소 수십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활주로 폭만 넓히므로 사업비가 많이 늘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는 활주로를 설치하고자 바다를 매립 중이며, 이번 계획 변경은 본공사에 반영되므로 공사 기간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실질적인 활주로 연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으나 이는 현재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당국은 계획대로 개항해 주민, 관광객 편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당초 목표인 2025년 연말까지 울릉공항을 준공할 방침이다.
당국은 측위(항공기 위치 측정) 등 항공기술이 날로 발달하는 만큼 울릉공항의 현재 활주로 사양으로도 80인승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남억 경북도 통합신공항추진본부장은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가 오갈 수 있는 사양이 되면 공항 이용객 편의가 더욱 커질 전망"이라며 "추후 울릉공항 이용 수요가 늘어나는 등 필요하다면 활주로를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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