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숨진 군산 교사, 교장 개인민원까지 처리했다…격무에 스트레스

2일 전북 군산시 한 초등학교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이 학교에 재직 중이던 A 교사는 전날 동백대교 아래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해경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2일 전북 군산시 한 초등학교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이 학교에 재직 중이던 A 교사는 전날 동백대교 아래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해경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전북 군산에서 숨진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장과의 업무처리 과정과 사적인 민원 등으로 인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게다가 숨진 교사가 주말에도 집에서 업무를 해야할 정도로 격무에 시달렸다는 정황도 추가로 확인됐다.

5일 언론 취재를 종합하면 6학년 담임을 맡았던 A 교사는 담임 업무 외에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 상당히 많은 업무를 전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교사는 경력 10년의 베테랑 교사였지만, 진로·진학 등 업무가 가중되는 6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나머지 추가 업무가 상당했다. 이같이 과도한 업무로 인해 주말에도 업무 포털에 접속해 일을 해야했을 정도다.

또 학교장과도 업무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A교사는 평소 예산과 관련된 업무로 인해 교장과 자주 소통을 해야했는데, 이 과정에서 교장의 꼼꼼한 업무처리 방식때문에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교사의 동료 교사는 "결재서류를 올릴 때 '교장이 어떻게 해도 반려할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했다"면서 "또 교장의 개인적인 민원도 처리해 왔다"고 말했다.

심지어 교장의 관사에 놓을 가루를 나르는데 동원되는 등 개인적 민원을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교사는 40대 여성이다.

A교사는 지난 6월 또 다른 동료교사와 메시지를 통해 '아니 (특정 일을) 갑자기 할 수 있는 거 인정할 수 있어. 그러면 남이 하는 것도 인정을 해줘야지 왜 내(교장)가 하는 것만 되고 네(A교사)가 하는 건 안 돼', '올해 12월까지 예산안 쓰려는데 못 쓸 거 같아. 다 싫다고 해서 그냥 가만히 있어 보려고' 등 교장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A교사는 숨지기 며칠 전에도 "머리가 아프다"며 여러 차례 조퇴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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