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이와 천 콜라주로 피워낸 꽃…노명희 개인전

9월 9일부터 17일까지
서현교회 내 갤러리GNI

노명희 작.
노명희 작.

노명희 작가의 첫 개인전이 9일부터 17일까지 갤러리 GNI(대구 중구 남산동 서현교회 교육관 1층)에서 열린다.

작가는 학창시절 미술대학 진학을 꿈꾸며 미술학원도 다녔지만 집안의 반대로 급하게 진로를 바꿔야 했다. 경북대 간호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김천과학대 간호학과 교수로 30여 년을 재직해온 그의 마음 한 켠에는 항상 한(恨)처럼 그림에 대한 아쉬움과 꿈이 남아있었다.

10년 전 퇴직 후, 그는 우연한 기회에 버리려 모아둔 종이를 손으로 찢어 붙이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전단지, 신문지, 냅킨, 오래된 패션 잡지 등이 모두 작업의 재료가 됐다.

그러다 한복 자투리 천들을 구하게 되면서, 종이 콜라주 작업은 실크 콜라주로 확대됐다. 작가는 "실크 천은 색상이 다양하고 선명해 물감 대신 쓰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재료가 모두 재활용한 것들이다. 먼지를 많이 마실 수밖에 없고, 거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원하는 색을 찾아야 하기에 시간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종이와 천을 찢고 오려 붙여 만들어내는 형태는 대부분 꽃과 나무, 산 등 자연의 모습이다. 잡지나 도감 속 꽃 이미지를 오려내 붙이기도 하고, 직접 마음에 드는 색을 조합해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꽃을 표현해내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엄마를 따라 꽃, 나무를 가꾸는 걸 좋아했어요. 자연히 식물에 관심이 많아 도감을 많이 봤습니다. 친구들이 꽃 이름을 모르면 나에게 물어올 정도로요. 식물에 대해 잘 알다보니 더욱 섬세하게 형태를 구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작가는 종이와 천과 씨름하는 작업이 쉽지 않지만, 작품을 만들어내는 게 즐거워서 새벽까지 작업을 이어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 하려니 처음엔 손목이랑 어깨가 너무 아팠다"며 "그래도 재밌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하게 되더라"고 했다.

이어 "재료를 찾아내는 데 시간이 좀 걸릴 뿐, 앉기만 하면 아이디어가 솟아난다. 앞으로도 종이와 실크 천 콜라주 작업을 계속하며, 버려진 것들을 꽃으로 피워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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