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엠브레어·페덱스·UPS "경북 시장조사 왔습니다"

글로벌 항공기제작사·물류사들 경북 찾아…"한국 진출 시장조사 중"
페덱스·UPS, 대구경북신공항 개항 전 공항물류센터 입주 가능성 타진
엠브레어·ATR, 항공기 마케팅 경쟁…"제트기 80인↑ 수송 vs 에어프롭기 높은 경제성"

6일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6일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2023 경북 항공방위물류 박람회'에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와 김장호 구미시장이 미국 아이콘 에어크래프트에서 개발한 수륙양용 경비행기에 탑승해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항공기 제작사 엠브레어와 ATR, 물류기업 페덱스와 UPS 등 글로벌 기업들이 울릉공항,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을 앞두고 경북 일대 시장조사와 마케팅에 열 올리고 있다.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날 중소형 항공기 수요에 부응하려 적극 나서는가 하면, 물류공항 잠재 물동량에 따라 공항물류센터를 설치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경북도가 6일 구미코에서 개최한 '2023 경상북도 항공방위물류 박람회'에 국내외 70여 개 기업·기관이 참가했다. 경북도가 당초 기획한 50개 단체를 훨씬 웃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중국 남방항공, 브라질 엠브레어, 프랑스 ATR, STX에어로서비스 등 항공 분야 단체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물류 분야 대표 주자인 페덱스(FedEx), UPS, 중국 순펑(SF 익스프레스)과 방산 분야 한화시스템, LIG넥스원도 눈에 띄었다.

6~8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리는 2023 경상북도 항공방위물류 박람회에 70여 개 단체가 참가했다. 경북도는 STX에어로서비스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북도 제공
6~8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리는 2023 경상북도 항공방위물류 박람회에 70여 개 단체가 참가했다. 경북도는 STX에어로서비스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북도 제공

경북항공고, 경북전문대, 경운대, 구미대 등 항공·물류 학과를 보유한 대학들도 학생을 모집하거나 관련 기업과의 네트워킹에 골몰했다.

울릉공항 개항이 3년 앞으로 다가왔고, 대구경북신공항이 세계 각국을 비행할 수 있는 활주로 규격을 갖추면서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 물류업체는 물론 군용기와 관련 있는 방산업체들도 일제히 관심을 나타낸 결과다.

항공기 제작사들은 언론 대상 미디어데이, 방문객 대상 세미나를 열며 기업 홍보에 나섰다. 경쟁사 항공기종을 들어 '우리 경쟁 상대가 아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ATR은 소형항공운송사업자 하이에어·섬에어와 함께 세일즈를 펼쳤다. 활주로가 1천200m로 짧은 울릉공항의 마르거나 젖은 활주로에서도 22톤(t) 이하 가벼운 중량을 무기로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장 피에르 클러신 ATR 아태지역 커머셜 본부장은 "터보프롭기가 한국에선 낯설겠으나 이미 전 세계에서 안전하게 비행하는 검증된 항공기다. 내륙과 섬, 큰 산맥에 가로막혔던 동부와 서부, 일본·중국 등 2선 도시와의 여객·화물 교류가 쉬워질 것"이라고 했다.

엠브레어는 최다 114명 수용할 수 있는 리저널 제트기와, 울릉공항의 단거리 활주로는 물론 동남아까지 비행할 수 있는 긴 항속거리를 강조했다.

라울 빌라론 엠브레어 상업기부문 아시아태평양지사장은 "E195-E2 기종은 터보프롭기보다 많은 승객을 멀리까지 수송할 수 있다. 엠브레어는 화물기와 군용기도 제작하므로 항공사 등의 다양한 수요에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6~8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리는 2023 경상북도 항공방위물류 박람회에 70여 개 단체가 참가했다. 경북도는 STX에어로서비스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북도 제공
6~8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리는 2023 경상북도 항공방위물류 박람회에 70여 개 단체가 참가했다. 경북도는 STX에어로서비스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북도 제공

물류기업들은 그간 대구국제공항에 화물터미널이 없어 검증되지 않았던 지역 물류공항 가능성을 타진하러 온 모습이었다.

페덱스코리아 관계자는 "대구경북신공항 개항(2030년)까지 너무 오랜 기간이 남았고, 가덕도신공항 여건도 따져봐야 한다. 당장 (신공항 또는 배후도시 입주를) 확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늦어도 2028년부터는 경북 일대 기업·방산 물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살피며 본사와 함께 입주 여부를 논의할 것이다. 그 전까지 경북도나 박람회 참가 기업들과 관계를 이어가고, 물류 인재도 키워갈 것"이라고 했다.

UPS코리아 관계자도 "본사와 논의해야겠지만 추후 신공항 일대 물류시장이 확대하면 배후도시 입주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항공 관련 학과를 둔 고등·대학교들은 공항경제권 확대 전망에 취업률 상향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수미 경북전문대 입학홍보팀장(항공서비스경영과 교수)은 "학내 항공정비드론융합과, 항공서비스경영과, 경찰항공보안과, 호텔외식과 등이 항공산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경북도가 항공산업 공동캠퍼스를 만들고 공항도 개항하면 더욱 가까워진 거리감과 늘어날 일자리를 바탕으로 더 많은 학생의 취업 길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6~8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리는 2023 경상북도 항공방위물류 박람회에 70여 개 단체가 참가했다. 경북도는 STX에어로서비스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북도 제공
6~8일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리는 2023 경상북도 항공방위물류 박람회에 70여 개 단체가 참가했다. 경북도는 STX에어로서비스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KIC중국(글로벌혁신센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와 구미시는 이번 박람회를 시작으로 항공 관련 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이어가는 한편, 공항경제권 육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특히 구미시는 역내 탄탄한 전자·반도체·방위산업 기반을 통해 항공물류도시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한화 등 역내 핵심 기업과 함께 드론, 인공위성, 미사일 등 방위산업·항공우주산업을 선도할 계획이다. 해외 선도업체와 절충교역할 수 있는 지역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기존 전자·반도체 산업을 항공우주와 방위산업 부품·소재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경북은 한강 이남의 핵심 공항경제권이 될 것이다. 박람회를 계기로 경북에서 판만 벌리면 반드시 '대박'난다는 확신이 들도록 지역 강점을 널리 알리겠다. 항공 관련 인재를 양성해 기업도 물류도 경제도 모두 키우겠다. 경북이 다시 일어나는 계기 되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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