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 차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6일(현지시각) "이른 시일 내에 한일중 정상회의 비롯한 3국 간 협력 메커니즘을 재개하기 위해 일본, 중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카르타 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최근 한일 관계의 개선을 통해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렸듯이 한국, 일본, 중국 3국 협력의 활성화는 아세안+3 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 우리는 지정학적 경쟁, 기후 위기 등이 맞물려 만들어내는 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헤쳐 나아가면서 성장의 중심을 지향하는 아세안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결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아세안+3 발전의 근간이 되는 한국, 일본, 중국 3국 협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아세안+3에서 3국을 대표하는 조정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아세안+3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아세안은 물론, 인도 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엔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중국의 리창 총리도 참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도 참석, 아세안에 특화된 지역정책인 한-아세안 연대 구상(KASI, Korea-ASEAN Solidarity Initiative)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아세안은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10개국을 회원국으로 둔 아세안 협의체이고, 여기에 동북아의 한국, 중국, 일본 3개국까지 확대한 것이 아세안+3이다.
이 자리에서 지난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구축한 새로운 차원의 한미일 협력을 바탕으로 3국이 아세안을 포함한 인도-태평양지역에 대한 전략을 조율하고 신규 협력 분야를 발굴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다.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연례 한미일 인도·태평양 대화를 발족하고,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의 해양안보 역량을 지원하는 한미일 해양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새롭게 출범시켰다"고 했다.
국제사회가 직면한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강력한 연대와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면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바탕으로 한 한국 정부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여 방안도 제시했다.
먼저, 보편적 가치에 기초한 규칙 기반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아세안과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방, 방산 분야는 물론 사이버안보, 마약, 테러 등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한 협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역내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에 필수적임을 강조하면서, 아세안 국가들의 해양 법집행 역량을 지원하고 아세안과 연합훈련 공조를 확대하면서 해양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세안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개발격차 해소, 공동의 번영을 위한 한국의 기여 의지도 분명히 했다. '한-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의 내년 출범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시티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민간 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필요한 지원을 계속할 것임을 약속했다.
또, 아세안의 포용적 성장과 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메콩강위원회'에 대한 신규 기여를 약속하고, 디지털, 기후변화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한-아세안 FTA를 개선해 나갈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과 보건 분야에서도 아세안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지난 7월 출범한 '한-아세안 메탄행동 파트너십'을 통해 아세안의 메탄 감축 노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아세안과 백신 생산, 치료제 개발 협력을 지속하면서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에 기여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2024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아 양측간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것을 제안했고, '인도 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 협력에 관한 한-아세안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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