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우수한 인재 유치가 살길

김병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김병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김병삼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일수백확(一樹百穫). 나무 한 그루를 심어서 백 가지의 이익을 본다는 뜻으로, 유능한 인재 하나를 길러 여러 가지 효과를 얻음을 이르는 말이다.

한국전쟁 후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들 교육에 진심이었고 이는 세계 경제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초고속 압축 성장의 배경이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수도권으로의 경제·문화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특히 지역 발전을 이끌 우수 인재들도 계속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부임하고 기업 대표들을 만나 보면 첫째로 꼽는 것이 인력 수급의 어려움이다. 지역 내 고급 인력들은 채용이 돼도 언제든지 수도권 기업으로 이직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지역의 강점 중 하나가 매년 대학 이상의 고급 인력 7만여 명을 배출하고 있으며, 수도권 이남에서는 가장 많은 51개 대학이 집적해 있다는 사실이다.

지역 내에서 많은 자원을 배출하지만 고급 인력은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상황은 비단 대구경북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그들을 되돌리고 지역에 정착시킬 방법은 없을까?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결정적 이유는 고임금과 정주 여건 등 생활환경 때문일 것이다. 임금 문제는 한순간에 해결될 부분은 아니지만 우수 기업이 유치되고 산업 클러스터가 동반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최근 MZ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매우 다른 가치관과 기호와 문화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 신세대가 선호하는 일과 놀이가 양립할 수 있는 생활 정주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지역 인재의 구역 내 정착을 유도할 수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기업하기 좋고 근로자들이 일하기 좋은 경자구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우수 인력의 확보와 정착을 위한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서도 경북도, 대구시와 적극적인 정책 공조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생활환경과 다른 MZ세대 등 젊은 층 중심의 일과 놀이가 함께 어우러진 복합 주거 공간 마련 등 생활환경 개선에도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상호 협조해 나감으로써 대구경북의 상생과 성장의 선도 지역으로 경제자유구역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투자 유치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 대구경북의 산단, 특화단지와 연계되는 외국인 투자 기업과 국내 복귀 기업을 유치해 관련 기업들이 뒤따르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

유치된 기업들에는 산·학·연 네트워킹 활성화를 통한 연구개발 및 사업화와 무역사절단을 내실 있게 운영해 지구 내 중소기업들의 판로 개척 다양화로 수출을 증대시키는 데 일조해 나가겠다.

그다음으로는 새로운 생활환경 조성이다. 워케이션(Worcation) 개념과 메타(페이스북)가 조성하고 있는 윌로우빌리지의 개념을 일부 적용해 사무실이 있는 지역 내에서 수도권 못지않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인력난을 해소하고 학생들에게는 취업의 문을 넓힐 수 있도록 지역 대학에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내 기업을 소개하는 기회를 가져 취업준비생과 기업이 윈윈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

일수백확(一樹百穫)을 기치로 내걸고 인재들이 모이고 꿈을 갖고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마련하고자 한다. 임기가 끝날 때쯤 그들이 지역 경제를 이끌어 나아가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지역 경제의 요람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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