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재난 극복하는 공존의 물관리

차종명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장

차종명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장
차종명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장

올해 이례적인 역대급 장마는 6월 19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7월 26일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에 내린 비를 마지막으로 종료된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정체전선이 중남부를 오르내리며 강하고 많은 비를 내렸던 7월 13일과 18일 엿새 동안 충북, 충남, 전북에서는 연평균강수량의 3분의 1을 쏟아냈으며 충청권, 전라권, 경북 북부에 위치한 괴산, 논산, 문경, 청양, 청주를 포함한 총 22곳은 올해 장마 기간 중 일강수량 역대 1위를 기록하였다.

안타깝게도 이번 장마로 낙동강 유역 내 경북 북부 지역에서는 25명의 사망자와 3명의 실종자가 발생하는 인명 피해가 있었으며, 도로 유실, 마을 상수도관 파손, 제방 유실 등 주로 경북 북부 지역에 그 피해가 집중되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낙동강유역본부는 영주, 문경, 예천 등 주요 수해 지역에 비상 급수와 구호품을 긴급히 지원하고 수도와 제방 등의 빠른 복구에 노력하였으며, 물이 끊긴 마을에 세탁과 샤워를 할 수 있는 이동식 차량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였다.

또한, 지난 7월 예천군 회룡포를 시작으로 8월에는 영주시 단산면을 방문하여 침수된 비닐하우스의 철골과 농가 배수로의 토사를 제거하는 등 지역민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를 위해 대민 지원 활동도 함께 수행하였다.

장마 기간 낙동강에 있는 10개 다목적댐의 하류 하천을 고려한 홍수 조절을 통해 하류 홍수 피해 예방에도 크게 이바지하였다. 특히 낙동강 상류 경북 북부 지역에 있는 안동댐, 임하댐, 영주댐은 7월 중순에 발생한 집중호우 시 사전에 댐 수위를 저하시켜 충분히 물그릇을 확보하고 조절 방류를 시행하여 댐 하류 내성천 회룡포 지역과 낙동강-내성천이 만나는 삼강 지역의 하천 수위 상승을 효과적으로 줄이게 했으며, 성덕댐, 군위댐, 보현산댐은 폭우로 인해 댐으로 들어오는 물을 전량 담아내어 하류 홍수 피해 예방에 일조하였다.

한편 지난 7월 15일 새벽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실종된 예천군 주민의 수색 작업에 많은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어 현재까지도 수색 작업 중이다. 이에 영주댐, 안동댐, 임하댐에서는 경상북도 소방본부 등과 협력하여 댐 하류로 흘러가는 방류량을 최소화하고 추가적으로 수색 구간 확대를 위해 상주보와 낙단보의 수위 조절을 시행하는 등 실종자 수색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

평소에도 K-water는 댐별로 홍수·가뭄과 관련된 현안 사항과 댐 운영 시 고려하여야 할 사항들에 대해 주민·지자체·관계 기관이 합동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관련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이 함께 공유하고 논의하는 소통 회의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해소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지속해서 가지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는 그간 경험해 보지 못한 물 재난을 연중 경험하고 있다. 정부의 체계적인 수해 대응을 위한 물관리 조직 강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등 첨단 기능의 속도감 있는 도입과 더불어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외면하는 일방적인 물관리가 아닌 서로 이해하고 함께하는 물관리가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K-water 역시 과학적 물관리의 추진과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인 공존을 통해 일상화된 기후 위기로부터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물관리 전문 기관으로서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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