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가까이 이어진 DGB대구은행의 캄보디아 DGB SB(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전환 관련 '국제거래상외국공무원에대한뇌물방지법위반등' 혐의에 대한 재판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변론절차를 종결하고 검찰이 구형을 하는 결심(結審)을 하는 게 목표라고 밝히는 등 올해 안에 결론을 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당시 DGB대구은행장) 등 대구은행 임직원 4명은 캄보디아 현지법인 DGB SB(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전환 과정에서 부동산 매매대금을 부풀려 캄보디아 현지 브로커에게 인가를 위한 로비 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6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이종길 부장판사)는 이번 사건 아홉 번째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그동안 주로 오후에만 이번 사건 공판을 진행하던 것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오전과 오후 시간을 모두 할당,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마라톤 공판'을 이어갔다.
이날 대구은행 검사역(조사총괄), 글로벌사업부 실무자 등을 비롯해 4명의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상업은행 전환비용(processing fee) 혹은 로비자금으로 표현되는 300만 달러가 부정한 자금으로 인식될 수 있는 지, 이 비용 관련 보고가 어떤 내용으로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등 갖가지 질문이 쏟아졌다.
오후에는 이번 사건 핵심 관계자로 DGB SB 부행장을 맡았던 피고인 A씨에 대한 검찰 측 증인신문만 3시간 넘게 이어졌다. 변호인 측 반대신문은 김태오 회장 측에서만 진행하다 오후 6시에 시간 관계로 종료됐다.
2021년 12월 검찰 기소 이후 수 차례의 기일변경, 법원 인사에 따른 재판부 변경 등으로 이번 재판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은 공판절차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 날짜를 내달 18일 오전부터 하루 종일로 잡으면서 "이날 결심까지 하는 게 목표다. 이번에도 결심하지 못한다면 선고 전 다시 재판부가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도 증인신문이 장시간 이어졌고, A씨에 대한 변호인 측 반대신문도 2시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예고돼 다음 기일에 선고 전 변론절차를 종결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A씨 이외 피고인 3명이 더 있는데다 증인 1명이 더 채택된 상태기 때문이다. 신문 상황에 따라서 추가 증인 채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대구은행에서는 이날 황병우 행장이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청하는 등 임직원 다수가 법정을 찾아 이목을 끌었다. 은행 측은 대부분 준법 업무 담당부서 인력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은행장이 이 사건 재판을 방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번 사건 향방이 대구은행이 시도 중인 시중은행 전환 인가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 아니겠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구은행은 고객 몰래 1천여 건이 넘는 불법계좌를 개설한 혐의가 포착돼 지난달 금감원 검사를 받는 등 내부통제 이슈가 불거졌고, 금감원은 지난 1일까지였던 대구은행 검사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판결에 따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거취 또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한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연휴는 짧고 실망은 길다…5월 2일 임시공휴일 제외 결정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