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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사체 피하려고 핸들 꺾다가 3명 사상…20대 운전자 벌금형

지난 2019년 대구 북구 검단동 금호강 도로변에 로드킬 당한것으로 추정되는 고라니가 쓰러진 채 방치돼 있다. 매일신문DB
지난 2019년 대구 북구 검단동 금호강 도로변에 로드킬 당한것으로 추정되는 고라니가 쓰러진 채 방치돼 있다. 매일신문DB

도로 위에 동물 사체 이른바 '로드킬'을 피하는 과정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다가 3명의 사상자를 낸 20대 운전자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운전자는 핸들을 꺾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중앙선 침범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주의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양형에는 이 점을 참작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상)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25) 씨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9일 오전 8시 47분쯤 강원 원주시 소초면 교항리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행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그랜저 차량을 들이받아 뒷좌석에 타고 있던 B(80)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숨졌다. B씨 외에도 그랜저 차량 안에 타고 있던 2명이 다쳤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도로에 방치된 동물의 사체를 피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침범한 만큼 주의 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들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이상 공소기각 판결해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갑자기 뛰쳐나온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이미 방치된 동물 사체를 피하려다 중앙선을 침범하게 된 것이고 일출 이후 시간대였던 점 등을 볼 때 주의 의무를 다했다거나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중앙선 침범 교통사고로 3명이 사상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다만 초범이고 피해자 및 유족과 합의한 데다 동물 사체를 피해 운전하는 과정에서 난 사고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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