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밤에 생명사랑이라는 가치까지 되새길 수 있게 돼서 뜻깊어요. 제법 긴 코스지만, 이 기회에 가족들과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7시 '2023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이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동편광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이날 행사에는 대구경북 시·도민 3천100여 명이 참가해 11.1㎞에 이르는 코스를 걸으며 생명 존중 정신을 되새겼다. 코스의 길이는 OECD 국가의 10만 명당 자살률의 평균 수치가 11.1명이라는 데 착안했다. 매일신문과 사회복지법인 대구생명의전화가 공동 주최했으며, DGB금융그룹과 한국부동산원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지역 사회에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생명의 고귀함을 인식시키고자 마련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One Step One life, Stop Suicide(한 걸음 한 생명, 자살을 멈추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참가번호표에는 '사람은 꽃이다',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힘들 땐 누군가가 옆에 있어!' 등 다양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채 가을밤 아래를 거닐었다.
두 아들과 함께 이번 대회를 찾은 장준호(46) 씨는 "한동안 일이 바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었다.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걷기대회인 만큼, 함께 속을 터놓고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바람이 솔솔 불어와 걷기에는 딱 좋은 날씨"라고 했다.
정민주(15) 양은 "반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왔다. 단체 티셔츠를 입고 같이 걸으니 운동회에 온 것 같은 기분"이라며 " 함께 걷는 것 만으로도 학업 스트레스가 풀라는 것 같다"고 웃었다.
경북 포항에서 온 배형주(32) 씨는 "'생명사랑'이란 행사의 취지에 공감해서 참가하게 됐다"라며 "요즘 묻지마 범죄나 학교 선생님들의 극단적 선택처럼 가슴 아픈 소식만 들린다. 분노와 미움이 아닌 응원과 사랑을 줄 수 있는 공동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날 본격적인 행사 앞서서는 생명사랑지식관, 생명사랑 뱃지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돼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정창룡 매일신문사 사장은 "이번 행사는 그냥 걷는 게 아닌, 생명존중이란 소중한 의미가 담겨 더욱 뜻깊다. 행사다"라며 "매년 코스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지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모두 정신적 건강 신체적 건강을 챙기셔서 행복한 밤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형곤 대구생명의전화 대표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걸으면서 지역 구성원들과 '삶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생각을 나누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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