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이재명 의혹 몸통, 김만배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꺾고 당선돼 '논공행상'을 한다면 최대 공신은 대장동 의혹의 '김만배'가 아니었을까 싶다. '대선 공작'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김 씨 인터뷰가 치밀한 선거 기획의 일환이라는 것이 검찰 수사로 드러나면 말이다.

지난 대선 투표일(3월 9일)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보도된 '김만배 음성 파일' 기사는 박빙(薄氷)의 대선 구도를 바꿀 수 있는 폭탄이었다.

'윤석열이 커피를 타 줬다'는 거짓 보도는 대장동 의혹의 몸통으로 찍혀 있던 이재명 후보에게 천군만마였다. MBC, YTN, TBS 등 친(親)민주당 매체들이 집중 보도하면서 유튜브에 노출된 관련 동영상 조회수가 무려 1천100여만 회에 이르면서 대선 막판 대장동이라는 블랙홀에 빠진 이 후보를 구출하는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 0.73%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판세가 좁혀진 것이다.

이미 김만배는 이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형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300만 원 벌금형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정치적 위기에 처했을 때도 구출한 바 있다.

2020년 7월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명수 대법원장)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상고심에 대해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낸다.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뒤엎는 새로운 판결을 내놓기까지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이 재판에서 선임 대법관으로 참여한 권 전 대법관은 "(TV 토론회에서 후보자가) 상대의 공격적 질문에 소극적으로 회피하거나 방어하는 취지의 답변으로 해석할 수 있는 표현을 하더라도 허위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논리를 만들어 무죄판결을 내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한 권 전 대법관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으로 월 1천500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법원의 심리 기간 중 김만배가 7차례나 권 전 대법관을 찾아가 만난 사실도 드러났다. 김만배의 뉴스타파 대선 공작 의혹 수사 진전 여부에 따라 다음 수사는 권 전 대법관이 연루된 '재판 거래 의혹'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dio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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