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전 교사에 '정서학대' 의견 낸 세이브더칠드런…후원 해지 봇물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유족들이 9일 오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 들러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학교에 마련된 추모공간 앞에서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유족들이 9일 오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 들러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학교에 마련된 추모공간 앞에서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아동 권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 A씨에 대해 '(학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는 의견서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고소당했다. 당시 교육청 장학사의 조사 결과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으나,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자격으로 '정서학대'로 판단해 사건이 경찰로 넘어가게 됐다.

A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를 10개월 간 거친 뒤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지난 7월 초등교사노조에 "아동학대 조사 기관의 어이없는 결정을 경험했다. 그들은 교육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의 정서 학대 판단을 비판하는 제보를 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세이브더칠드런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세이브더칠드런도 선생님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공범" "실적 부풀리기에 급급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지도 않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무슨 근거로 정서 학대라고 판단했지 밝혀라" 등 세이브더칠드런을 향한 여론의 뭇매가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이 단체를 후원하던 사람들은 '후원 해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쥐꼬리만한 월급을 쪼개 후원했는데 배신당했다"며 후원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후원을 해지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대전교사노조 관계자는 "아동 관련 단체라 후원하는 교사들이 많았는데 해지하고 있다"며 "세이브더칠드런 등의 교육·행사 협조 요청을 거부하자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입장을 준비 중"이라며 사건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관여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A씨는 지난 5일 유성구의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틀 만인 지난 7일 오후 6시쯤 숨졌다.

A씨는 2019년 대전 유성구 소재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낸 것을 계기로 수년간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으며 아동학대로 고소까지 당했다. 올해 근무지를 다른 초등학교로 옮겼으나 줄곧 트라우마(사고후유장애)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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