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에 사는 A씨는 가을을 맞아 최근 한 그림 렌탈 사이트를 통해 그림을 대여했다. 40호(약 100x80cm) 크기의 작품을 막상 사려니 가격 부담이 컸고, 집에 걸어두면 어떨지 확신도 서지 않았기 때문.
A씨는 "집까지 작품 운송과 설치를 해주니 아주 편했다. 3개월 정도 거실에 그림을 걸어보고 또 다른 작품으로 바꿔볼 계획"이라며 "그러다가 취향에 맞는 작품을 발견하면 구매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림을 빌려 집 안에 걸어두고 감상할 수 있는 그림 렌탈 서비스가 인기다. 다양한 원화 작품을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작가들도 시장에 어렵지 않게 유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
B 그림렌탈업체의 경우 최근 3년간 고객 수가 매년 30% 이상 늘었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고객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2020년 이후 수도권 이외 지역에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고객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거시경제가 안 좋아졌음에도 매월 최고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며 "대구경북의 경우 전체 고객 중 2~3%를 차지하는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림렌탈 시장이 커진 것은 최근 세대를 가리지 않고 국내외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코로나19 이후 집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 몫한다.
또다른 그림렌탈업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거실, 침실, 서재, 아이방 등 공간별로 그림을 합성한 사진을 제공해 실제 걸어뒀을 때의 느낌을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그림 크기나 금액대, 화풍 등을 상세히 안내해 원하는 취향대로 그림을 고를 수 있다.
C(36) 씨는 "집 분위기를 바꾸는 데 그림만한 게 없다. 프린트 작품보다 질감이 살아있는 원화를 집에 걸어두고 싶은데 여러 작품을 구매하기엔 가격적으로 부담이 있다"며 "내 취향이나 공간에 어울리는 그림을 추천해주니 미술 초보자나 미술품 구매를 본격적으로 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림렌탈 업체들은 작가들의 작품 등록과 전시 홍보, 렌탈·판매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어 일부 작가에게는 상시 전시장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A업체 관계자는 "유명 갤러리 위주의 미술시장에서 모든 작가가 동일한 기회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작가들이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림 렌탈은 계절에 따라, 그때 그때 취향에 따라 작품을 걸어두고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많은 이가 생활 가까이에서 쉽게 미술을 즐김으로써 예술의 저변을 넓혀가는 역할을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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