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대구 달서구 성서 산단 내 성서체육공원 야외운동장에서 공개 프러포즈가 열렸다. 프러포즈에 나선 주인공은 달서구 장동에 있는 기업 재유테크 소속 직원 백승협(33) 씨. 백 씨는 이날 진행된 '제3회 달서 근로자 가요제' 본선 무대에서 예비 신부에게 바치는 가수 더 원의 '이 사랑'을 열창했다. 공개 프러포즈에 가요제에 몰린 관객들의 환호가 연이어 이어지면서 백 씨는 가요제 대상을 거머쥐었다.
백 씨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에게 가요제 대상이 큰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 오늘 응원하러 와 준 직장 동료들도 너무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 지역 최대 산업단지인 달서구에서 열리는 '근로자 가요제'가 매년 근로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가요제에서는 관람객 인기투표 시스템까지 도입되면서 다수의 본선 진출자가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등 근로자들의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달서구는 성서산업단지와 대구출판인쇄산업단지 등 3천여개 이상의 입주업체와 5만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21년 달서구는 근로자들에 대한 격려와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달서 근로자 가요제'를 열었다. 노래자랑은 예심을 통과한 팀이 본선 경쟁을 하는 식으로 진행되며 대상 등 수상자에게는 최고 상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올해 가요제 예심에는 총 58팀이 몰렸다.
코로나19 시기에 시작된 근로자 가요제는 해가 갈수록 점차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2021년 제1회 가요제 때는 코로나19로 산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분위기가 많이 위축됐으나 올해는 회사에서 단체복이나 현수막을 맞추고 단체 응원에 나서는 등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 이날 가수 박구윤 씨의 '뿐이고'를 불러 장려상을 수상한 송상민 씨가 소속된 대홍코스텍㈜에서는 직원 20명이 단체복을 맞춰 입고 무대 밑에서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제3회 달서구 근로자 가요제는 진출자 가족, 지인, 일반시민 등 600여명의 관객이 참여했다.
올해 가요제부터 도입된 관람객 실시간 현장 투표도 가요제에 한층 더 활기를 불어넣었다. 음정‧박자, 가창력, 음악성 등 심사 기준에 퍼포먼스, 무대 매너도 포함되면서 참가자들은 전국 노래자랑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인기상을 받은 박갑순(68) 씨 팀은 70세의 나이로 결혼을 약속한 예비 신부와 장구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제2회 가요제까지는 심사위원 평가로만 점수를 매기다가 올해는 관객 인기투표를 점수에 반영하기로 했다. 가창력만 좋다고 선정되는 것은 아니다. 서류 접수 때부터 재밌는 사연을 가진 이들을 위주로 진출자를 선별한다"며 "올해는 결혼을 앞둔 분들이 많아서 관객들 호응이 좋았다. 참가자뿐만 아니라 관객 모두 점차 코로나19 걱정을 덜고 가요제를 즐기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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