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러 정상회담 임박, ‘김일성·스탈린 회담 두 달 후 6·25가 일어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방부가 11일 밝혔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무기 거래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북·러 정상회담은 2019년 4월 이후 4년여 만이다.

북·러 정상회담에선 군사협력에 관한 사항이 최우선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포탄·탄약 등 재래식 무기 보유고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가 자국과 무기 체계가 비슷한 북한으로부터 포탄 등을 공급받는 대가로 핵·미사일 기술이나 식량을 제공하는 등의 '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정찰위성 관련 핵심 기술이나 핵탄두 소형화 및 ICBM의 대기권 재진입에 관한 기술 이전을 러시아에 요청할 것이란 예측이다. 김 위원장이 해군력 강화를 위해 러시아의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북·러 무기 거래가 현실화하면 대한민국은 물론 동북아의 안보 지형이 위험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북한이 러시아의 첨단 기술을 제공받게 되면 핵·미사일 고도화에 더 매달리게 되고 재래식 무기 생산 확대에도 본격 나설 것이 농후해서다. 북·러의 무기 거래는 국제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1950년 4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김일성과 스탈린과의 비밀 정상회담 두 달 후 북한의 남침으로 6·25가 일어났다. 스탈린이 남침 전쟁을 승인했고, 김일성은 실행에 옮겼다. 김정은·푸틴 정상회담을 우리가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한·미·일은 북·러의 무기 거래는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를 위협한다는 사실을 강력히 경고하고, 굳건한 협력을 통해 도발 방지를 위한 압도적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핵무기 개발로 인해 정권 위기 등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점을 김정은 정권이 깨닫도록 한·미·일 등 자유 진영 공조를 통해 대북 제재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