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해운·선박 업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틈타 피 묻은 돈을 쓸어 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리스가 국제사회 제재를 외면한 채 러시아 원유 수송에 적극 나선 데 이어 중고 선박 판매 사업으로도 호황을 맛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도권 밖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그림자' 선박이 늘어나며 안전 및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칼럼니스트 엘리자베스 브라우는 11일(현지시간)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그리스 유조선의 대대적인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며 "'하데스식 그림자 경제'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전쟁 발발 이후 대(對)러시아 제재의 영향권 밖에 있는 중고 유조선에 대한 러시아발 수요가 높아지면서 그리스 선박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통상 전문 매체인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2개월간 그리스는 유조선과 운반선 등 약 125척을 매각해 40억달러(약 5조3천억원)를 벌어들였다.
지난 6월 그리스 매체 헬레닉시핑뉴스는 그리스 기업이 올해 들어 유조선 97척을 팔아넘기며 전 세계 판매량의 25%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컨설팅 업체 베셀밸류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 기업은 전쟁 발발 이후 선박 총 290척을 팔아 중국(221척)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브라우는 선박 구매자들이 프리미엄까지 얹어가며 중고 유조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신원은 대부분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판매된 그리스 선박 20여척을 추적한 결과 새로운 소유주는 대부분 주소조차 등록되지 않은 소재가 불분명한 기업이었다고 한다.
이들 기업은 러시아의 원유 수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으로 의심된다.
국적별로 봤을 때 그리스 선박을 가장 많이 구입한 기업은 아랍에미리트(UAE)에 기반을 둔 기업이었고 중국, 튀르키예, 인도와 관련된 기업이 뒤를 이었다.
그중 UAE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뉴 제네바'를 자청하며 러시아 원유 교역의 중심지로 활약해왔고, 중국과 튀르키예, 인도도 러시아 원유 수입을 늘려왔다.
브라우는 특히 이처럼 신원이 불투명한 구매자에 팔려나간 그리스 유조선들은 '그림자 함대'에 합류하고 있다며 이들 선박이 보험 등 각종 제도권 서비스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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