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 패권 전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산업이 기존의 메모리에서 시스템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에 지역을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최근 하락세를 띄고 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3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국내 법인기업 2만2천962곳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같은기간(7.1%)의 절반 수준인 3.6%로 급락했다.
이같은 실적 감소는 영업이익률 –1.6%를 기록한 기계· 전기전자 업종의 역성장이 주 요인이다. 주요 수출품목인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는 수출액 감소, 매출 하락폭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평가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을 살펴보면 메모리 반도체는 꾸준히 성장해 왔으나 불확실성도 높았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권을 두고 무역규제를 벌이면서 공급망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한국은 대중국 의존도를 보완하면서 세계 시장 선점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인공지능(AI)·빌리티·로봇·통신·국방까지 시스템반도체 기술력 확보는 경제를 넘어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안보 자산'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은 3%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질화갈륨(GaN)·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차세대 화합물 반도체 분야에서 뒤처진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노메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한국의 GaN 반도체 관련 특허 등록 건수는 3건에 불과하다. 중국(182건), 미국(42건), 일본(39건) 등 주요 국가와 큰 격차를 보인다.
화합물 반도체는 낮은 전압에서도 작동하고 높은 기온에서도 정상 작동이 가능해 활용 폭이 넓다. 전력 밀도가 높은 통신, 방위산업, 위성통신은 물론 전기차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미래모빌리티에 적합한 반도체로 잠재력이 높다.
전기차 시대 글로벌 톱티어(top-tier·선두권) 도약을 노리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모빌리티 기업 육성을 위해 차세대 반도체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 대구를 반도체 기술개발의 전초기지로 삼고 반도체 소재 및 장비에 특화된 구미, 교육기관과 생산시설이 밀집한 경산 등과 연계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김정호 KAIST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산업 발전에 맞춰 반도체의 패러다임도 변화를 거듭해왔다. 모빌리티, 자동차 산업과 연계한 반도체 개발 및 양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육성, 각 지역의 산업과 연계를 통해 더 큰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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