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한 대학 구내식당서 집단 식중독 증상…이용자만 하루평균 70명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쯤 보건소에 첫 신고 접수
121명 중 67명 식중독 의심 증상

13일 오후 1시에 찾은 대구 남구에 위치한 대학교 학생회관 1층의 구내식당. 학생들이 식중독 증세를 호소해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윤수진 기자
13일 오후 1시에 찾은 대구 남구에 위치한 대학교 학생회관 1층의 구내식당. 학생들이 식중독 증세를 호소해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윤수진 기자

13일 오후 1시쯤 찾은 대구 남구에 있는 대학교의 구내식당. 학생들이 한창 많아야 할 점심시간이었지만 불이 꺼진 채 적막한 기운만 감돌았다. 학생들은 식당이 아닌 교내 벤치 등에 앉아 커피나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지난주 이 학교 구내식당에서 식사한 학생들이 연이어 복통을 호소하면서 학교에서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쯤 "구내식당에서 급식을 먹은 뒤 복통과 설사 증세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보건소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구내식당을 이용한 교직원과 학생 121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67명이 설사, 복통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했다.

남구청도 위생점검 후 보존식을 수거해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정확한 결과는 2주 뒤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측에 따르면 지난 학기 기준 구내식당을 찾는 학생은 하루 평균 약 70명 정도다.

지난주 구내식당에서 식사했던 학생 A(23) 씨는 "학교에서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검사받으라고 안내하는 문자만 왔다"며 "이젠 신뢰가 가지 않아 다시 운영한다고 해도 구내식당에 가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도서관에서 시험을 준비하던 4학년 학생 B(23) 씨도 "지난주 화요일 나온 떡볶이와 탕수육을 먹었는데 그 이후로 복통과 설사가 있었다. 학교 보건실에서 식중독 같다고 해서 약을 받았다"며 "심한 친구들은 응급실도 다녀왔다고 들었다. 한창 공부해야 할 시기에 식중독에 걸려 무척 힘들었다"고 전했다.

구내식당에서 급식을 먹고 나흘 동안 배가 아팠다는 C(23) 씨는 "평소에는 저렴하고 가까워서 일주일 내내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이젠 못 갈 것 같다"며 "요즘은 그냥 학교 근처 식당에서 끼니를 때운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구청과 보건소의 역학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사건을 인지한 후 바로 식당 운영을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학기부터 구내식당 업무를 위탁해왔던 용역 업체와도 계약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을철은 아침, 저녁과 달리 낮에는 기온이 높아 식중독균이 증식하기 쉬워 주의해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9월부터 11월 사이 가을철 발생한 식중독은 전국에서 341건이고, 환자 수로는 9천2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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