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김정은과 푸틴 무기 거래, 한국 강력한 핵 억지력 확보 시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러시아 위성·로켓 기술 개발의 중심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를 요청하고, 북한은 위성과 핵잠수함 등 첨단 군사기술을 요구하는 등 군사협력이 주요 의제가 됐다. 푸틴은 "북한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며 첨단 군사기술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올해 5월과 8월 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잇따라 실패했다. 또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을 진수했다고 밝혔지만 우리 군 당국은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위성과 핵잠수함 등 첨단 무기 기술이 아직은 미완성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위성과 핵잠수함 등 첨단 군사기술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극도로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도발을 일삼아 온 북한을 더욱 흉포한 악당으로 만들 것이 분명하다.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맞교환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라 북한과 모든 무기 거래를 금지한 2016년 3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나아가 러시아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푼다면 국제사회가 무법자 북한을 통제하거나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은 자명하다.

군사위성 실험 실패와 식량난 가중으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김정은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위기에 빠진 푸틴의 '위험한 거래'를 막을 수 있는 묘책은 사실상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도발에 대비해 핵 대응 능력을 제고하고, 미국의 핵우산 가동 구체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우리의 핵 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아울러 미·일뿐만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연대해 북·러의 무기 거래가 오히려 그들에게 손해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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